수감자에서 지도자로…아프리카 여성 수감자에게 희망이 된 축구

2025-04-22

“감옥이지만, 축구 덕분에 다시 살 수 있을 것 같아요.”

아프리카 시에라리온 수도 프리타운 여성 교도소. 이곳에서 복역 중인 여성 수감자들이 축구 코칭 자격증을 따며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있다.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이 주도한 ‘개혁을 위한 축구’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23일 BBC 보도에 따르면, 2024년 처음 열린 이 프로그램에는 수감자 26명, 경찰관 5명이 참여했고, 8일간 과정을 수료하면 CAF 공인 D급 라이선스를 획득할 수 있다. 이 자격증은 지역 유소년팀 지도 등에 필요한 최소 자격 요건이다.

참가자 중 한 명인 마리(가명)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감옥에서 가장 필요한 건 존중”이라며 “존중받으면, 감옥 같지 않다”고 말했다. 4년째 수감 중인 그는 “축구 코칭 자격증을 따고 나니 처음으로 자부심을 느꼈다”고 덧붙였다. 프로그램을 마친 수감자들은 얼굴을 공개하지 않기 위해 자격증으로 얼굴을 가린 채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이 프로젝트를 이끈 이샤 요한센 전 시에라리온 축구협회장은 “그들은 죄인이 아니라 기회가 없던 사람들이었다”이라며 “처음 교도소를 방문했을 때, 아기를 안고 있거나 임신한 여성 재소자들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회고했다. 그는 “거기 있던 여성들의 90%는 빈곤이나 경미한 범죄 때문에 수감됐다”며 “감옥보다는 기회가 필요한 사람들이었다”고 덧붙였다.

요한센은 국제축구연맹(FIFA), CAF와 협력해 아프리카 전역은 물론 아시아·남미로 프로그램 확대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시에라리온뿐 아니라 가나와 라이베리아에서도 운영되고 있다. 가나 최대 여성 교도소 ‘음사왐’에서는 지난 2월 수감자 115명 중 상당수가 참여했다. 1999년 FIFA 여자월드컵에 출전한 가나 대표팀 출신 머시 타고에는 직접 수업에 나서 “수감 후 지역 사회에서 유소년 축구를 지도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프로그램 참가자 중 한 수감자는 “감옥 생활은 너무 통제받아 힘들다”며 “축구만큼은 나를 자유롭게 한다”고 말했다. BBC는 “축구는 단지 90분의 경기가 아니다. 누군가에겐 두 번째 인생의 시작”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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