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정준호가 코믹액션극 ‘히트맨2’(감독 최원섭)서 ‘아재 개그’를 펼친다. 최근엔 작품보다는 전주국제영화제 위원장 등 영화계 안팎으로 정치적 행보를 보여주다가, 오랜만에 꺼내드는 코믹 연기라 관객이 어떻게 봐줄지, 그도 기대하는 바가 높다고 했다. 배우 아닌, 정치인이 될 수 있는 가능성도 궁금했다.
“에이, 정치를 하려면 대통령을 해야죠. 하하. 아무래도 성향이나 성격도 그렇고, 다양한 사람들과 잘 어울리다보니까 제 지역구에서도 공천 제의를 두 세번 받았거든요. 하지만 정치를 본격적으로 하려면 배우라는 직업을 내려놓고 정치를 공부해서 그쪽 방향으로 가야한다는 생각에 정중하게 고사했죠. 정치 수업을 받고 지역 현안까지 파악한 다음에 정치를 시작해야지, 공천 준다고 그냥 가서 정치하니까 지금처럼 어수선해지는 거예요. 정치를 하려면 준비가 필요한 겁니다.”
정준호는 ‘스포츠경향’과 만난 자리에서 ‘히트맨2’로 권상우, 이이경과 다시 뭉친 기쁜 마음과 시리즈 확대로서의 기대감 등을 털어놨다.
■권상우·이이경·정준호, 세 사람의 강점은?
‘히트맨2’는 대히트 흥행 작가에서 순식간에 ‘뇌절작가’로 전락한 ‘준’(권상우)이 야심 차게 선보인 신작 웹툰을 모방한 테러가 발생하고, 하루아침에 범인으로 몰리면서 벌어지는 코믹 액션 영화다. 정준호는 2020년 개봉한 ‘히트맨’에 이어 이번에도 국정원 내 특수임무를 하는 ‘방패연’ 팀의 리더 천덕규 국장 역을 맡아 권상우, 이이경과 웃음 사냥에 나선다.
“권상우는 그만의 독보적인 캐릭터가 있잖아요. 운동을 워낙 좋아하는 친구라 액션 연기가 자연스러워요. 주성치, 성룡 연기를 보고 연구도 많이 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키는 나와 비슷해도 화면으로 보면 그의 피지컬이 더 강력하고 센 남자처럼 비치잖아요? 자신이 좋아하면서도 잘 맞는 캐릭터를 ‘히트맨2’에서 효과적으로 뽑아낸 것 같아요. 그러면서도 여성들에게 보호본능을 일으킬 때도 있고요.”
이이경에 대해선 농담을 던지며 친분을 자랑했다.
“이이경은 자신의 노력에 비해 결과가 더 잘나오는 것 같아요. 노력은 많이 하는 것 같진 않거든요? 그런데 타고난 기질인 건지, 부산하게 왔다갔다해도 자신의 역은 다 해내는 걸 보면 얄밉기도 하고요. 아마 어릴 때부터 사랑 많이 받고 화목한 집안에서 잘 자란 친구라 어딜 가도 대범하게 구는 것 같아요. 선배들 어려워하지 않고 주눅들지도 않죠. 게다가 자기 관리도 잘 하고요. 만능 멀티플레이어예요.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 다양한 재주가 있으니까요. 어딜 가든 밥상 위 김치처럼 많이 찾는 존재가 될 겁니다.”
자신의 강점도 꼽아달라고 했다. 쑥쓰러운 듯 웃다가 이내 입술을 뗐다.
“전 감독이 뭐라고 해도 다 맞춰주는 스타일이에요. 고집을 피우지 않죠. 결혼 이후에도 부부싸움을 거의 안 하는 게 아내에게 다 맞춰주기 때문이고요. 그게 과하면 영혼없이 사는 것 같아 보이지만, 아무래도 장손으로 커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이상하게 신현준만 만나면 양보하고 싶지 않은 걸까요?”
■“‘히트맨’ 시리즈, 권상우만 멀쩡하면 계속 될 것”
‘히트맨’ 이후 속편이 또 개봉하면서 시리즈로서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이 작품은 권상우만의 캐릭터 매력이 중심인 터라, 주인공은 바뀌지 않을 거예요. 그럼 권상우만 멀쩡하다면 이 시리즈는 계속되겠죠? 사실 할 얘깃거리들도 많거든요. 남북 분단 상황이니 국정원의 비밀들도 많을 것이고, 국가 안보 의식을 강화하는 면도 강조할 수 있고. 이런 요원들이 나라를 위해서 일한다는 걸 보여주면서 역사 인식을 고취시킬 수도 있죠. 또 ‘방패연’ 팀에 새로운 멤버가 들어올 수도 있는 거고요. 신현준은 말고요.”
그는 미들급 영화 제작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사회적으로 밝은 기운을 주는 이런 코믹 액션물은 꾸준히 제작될 거로 봅니다. 또 많은 신인배우도 기용되는 게 크기 부담되지 않는 장르기 때문에, 제작자들도 많이 기획할 거로 생각해요. 한국 영화가 살아나려면 이런 허리급 영화들을 많이 만들어야 하고요. 좋은 아이디어만 있다면 적은 돈으로도 아주 훌륭한 영화를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야 업계도 더 풍성해질 수 있지 않겠어요?”
‘히트맨2’는 전국 극장가서 절찬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