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살충제와 소독 부산물(DBPs)이 전 세계 처리된 수돗물에서 미량 수준으로 광범위하게 검출되는 가운데, 화학물질을 각각 따로 평가해 더하는(첨가성) 방식의 규제 우선순위가 실제 건강 위험을 왜곡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혼합물에서는 시너지(독성 증폭) 또는 길항(독성 억제) 같은 비가산적 상호작용이 발생해, 표준 평가가 독성을 과대·과소평가할 수 있다는 것이다.
중국 광저우 중산대학교(토목공학부) 연구진은 Frontiers of Environmental Science & Engineering에 발표한 연구에서, 살충제–질소계 소독 부산물 혼합물이 포유류 세포 독성에 미치는 영향을 체계적으로 분석했다. 연구팀은 조합지수(Combination Index) 프레임워크와 만성 세포독성 분석을 적용해, 환경적으로 노출 가능성이 높은 9개 이진 혼합물을 대상으로 독성 상호작용의 양상을 비교했다. 평가에는 중국 햄스터 난소(CHO) 세포가 사용됐다.
연구 대상은 살충제 말라티온·클로로탈로닐·델타메트린과, 질소계 소독 부산물인 클로로아세토니트릴·브로모아세토니트릴·아이오도아세토니트릴 등이었다. 분석 결과, 혼합물 독성은 농도와 조합에 따라 크게 달라졌다. 일부 조합은 저농도에서는 첨가 또는 약한 시너지를 보이다가도, 고농도에서는 강한 길항으로 전환되는 패턴이 관찰됐다. 특히 클로로탈로닐–부산물 조합에서는 길항 상호작용이 첨가 예측 대비 전체 독성을 최대 두 자릿수(orders of magnitude) 수준으로 억제해, 개별 물질 간 차이를 사실상 가려버리는 경우도 확인됐다.
연구팀이 ‘용량 감소 지수’를 통해 독성 지배 물질을 추적한 결과, 환경적으로 현실적인 저농도 구간에서는 살충제가 주요 독성 원인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농도가 높아지면 조합에 따라 살충제 또는 소독 부산물이 독성 주도권을 가져가는 ‘우성 변화’가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런 농도 의존적 변화가 “단일 물질 독성 데이터만으로 혼합물 위험을 추론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결과는 식수 규제와 위험관리의 방향에도 파장을 던진다. 규제 당국이 단일 화학물질의 독성 순위에만 의존할 경우, 혼합 환경에서 실제로 중요한 오염원을 놓치거나 반대로 과도하게 강조할 수 있다. 연구는 상호작용 유형과 노출 농도를 함께 반영하는 ‘혼합물 인지( mixture-aware )’ 프레임워크를 도입하면, 제한된 모니터링·처리 자원을 현실 조건에서 위험을 유발하는 오염물질에 더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나아가 이 접근은 식수뿐 아니라 화학 혼합이 불가피한 다양한 환경 시스템에도 적용될 수 있으며, “더 독성이 크다=항상 더 위험하다”는 단순 등식이 성립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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