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캐시카우' 스타벅스, SSG닷컴 짐 뺀 강남 사옥 이전 검토

2024-10-07

스타벅스가 SSG닷컴이 밀려난 역삼동 센터필드에서 '강남 시대'를 맞이할 전망이다. SSG닷컴은 누적 적자로 강남 사옥을 유지하기 어려워지자 입주 2년여 만에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대신 그룹의 캐시카우인 스타벅스가 강남에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며 그룹 내 입지를 굳건히 다지는 모습이다.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내년 강남구 역삼동 센터필드 입주를 검토 중이다. 현재 센터필드는 신세계그룹 이커머스 플랫폼인 SSG닷컴이 본사를 두고 있는 곳이다. SSG닷컴이 내년 2월 영등포로 본사를 이전하고 나간 자리에 스타벅스 본사가 들어설 걸로 보인다.

센터필드는 신세계그룹의 핵심 조직이 집결해 있는 중심부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의 집무실과 그룹의 지휘부인 경영전략실이 위치한 곳이다. SSG닷컴이 2022년 7월 입주할 당시 그룹 차원에서 온라인 사업 강화에 대한 의지로 힘을 실어주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특히 G마켓이 센터필드와 도보 10분 안팎인 역삼동 강남파이낸스센터에 입주해 있어 신세계의 온라인 계열사가 강남에 집결해 통합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란 기대를 사기도 했다.

그러나 SSG닷컴은 누적되는 영업손실을 이기지 못하고 본사 이전을 결정했다. SSG닷컴은 2019년 이마트에서 분할 출범한 이래로 5년 연속 적자를 내고 있다. 물류 부문을 통째로 CJ대한통운에 떼어주고 첫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등 고강도 경영 효율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반면 스타벅스는 신세계의 '알짜' 계열사로써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마트 계열사뿐 아니라 이마트 전체 연결 실적에서 가장 높은 수익성과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서다.

앞서 스타벅스는 지난 2020년 5월 신세계그룹이 소유한 소공동 웨스틴조선 호텔 지하 사무실을 떠나 명동역 인근 스테이트타워 남산으로 본사를 이전한 바 있다. 1999년 국내 1호점을 낸 이후 20년 넘도록 사세를 확장한 만큼 더 넓은 공간이 필요했다는 이유였다.

이마트 IR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스타벅스의 영업이익은 758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33.2% 성장했다. 이 기간 이마트는 전체 계열사에서 영업이익 283억원을 거뒀는데, 사실상 스타벅스가 다른 계열사가 내는 손실분을 메워주고 있는 셈이다.

그룹 실적에 발목을 잡은 건 SSG닷컴이다. 올해 상반기 SSG닷컴은 309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다음으로 G마켓이 영업손실 161억원, 편의점 이마트24가 영업손실 158억원을 기록했다. 이마트의 본업 경쟁력을 담당하는 유통 계열사가 모두 적자의 늪에 빠져있는 상황이다.

스타벅스가 홀로 성장세를 이어가는 만큼 스타벅스에 대한 이마트의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SCK컴퍼니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스타벅스는 지난해 총배당금 1062억원을 지급했다. 이는 연간 역대 최대 규모이자 2022년 배당금(824억원)보다 28.9% 늘어난 액수다.

현재 스타벅스코리아의 지분은 이마트가 최대 주주로 67.5%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스타벅스가 이마트에 지급한 배당금은 약 716억원이다. 이는 같은 해 이마트가 수령한 전체 배당금 1058억원의 67.7%에 해당한다. 이마트는 지난 2021년 스타벅스 미국 본사 지분 17.5%를 추가 매입한 이후 매년 스타벅스에서 전체 배당 수령금의 절반 이상을 받고 있다.

스타벅스가 강남 사옥에 입주하면 실적 성장에 더욱 탄력을 받을 걸로 기대된다. 스타벅스는 지난 2021년 영업이익률 10%를 냈으나 2022년 '서머캐리백 리콜' 이슈 이후 수익성이 반 토막 났다. 영업이익률은 2022년 4.7%, 2023년 4.8%, 올해 상반기 5%로 정체된 흐름이다.

올해 25주년을 맞은 스타벅스는 특화 매장과 맞춤형 고객 혜택을 강화하며 성장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스타벅스는 최근 10번째 특화 매장 장충라운지R점을 열고, 국내 1호점 이대점을 특화 매장으로 재단장했다. 창사 이래 첫 구독 서비스 '버디 패스'도 시범 운영 중이다.

또 국내 커피 시장의 트렌드와 흐름에 대해 빠른 대응과 전략 마련도 가능할 걸로 기대된다. 강남 지역은 국내 식음료 시장 진출의 시험대로써 해외 브랜드가 국내 1호점을 두는 핵심 상권으로 꼽힌다. 해외 프리미엄 커피 브랜드 바샤커피·팀홀튼 등이 강남을 중심으로 한국에 상륙해 글로벌 브랜드의 등용문으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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