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7일 런던에서는 세계 주요 마라톤대회 중 하나인 2025 런던마라톤이 열렸다. 참가자는 무려 5만6000명이었다. CNN은 “참가자들이 만들어낸 스토리는 감동의 물결이었다”며 “각각 다른 이유로 출발선에 선 이들은 달리기를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완성했다”고 소개했다.
◆ 어머니와 딸의 기억을 품고 뛰는 줄리 라이트
줄리 라이트(60)는 네 살배기 손자 둘을 돌보며 체력 단련을 결심했다. 4년 전 딸 비키를 유방암으로 잃은 그는 자신의 건강을 지키기 위해 마라톤을 시작했다. 어머니와 딸의 반지를 양손에 낀 채, “엄마와 비키의 손을 잡았다 생각하며” 힘든 순간을 버텼다. 라이트는 이미 두 차례 런던마라톤을 완주했으며, 올해도 유방암 연구기금 모금을 위해 출전했다.
◆ 아버지를 기억하며 달리는 쌍둥이 자매
19세 쌍둥이 자매 케이티와 애나 롤런드는 남편을 잃은 어머니를 위해, 그리고 마지막까지 아버지를 돌봐준 남부지역 호스피스에 보답하기 위해 마라톤에 참가했다. 케이티는 “아버지가 병상에서 겪은 고통을 떠올리면 몇 시간 달리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 목발 마라톤 세계기록에 도전하는 데이비드 웨더릴
전 패럴림픽 탁구 국가대표 데이비드 웨더릴(34)은 목발을 짚고 세계 최단시간 마라톤 완주에 도전한다. 선천성 골발달 이상증으로 고통을 겪는 그는, 제1형 당뇨병 연구기금 모금을 위해 고통을 견디고 있다. 웨더릴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걸린 병을 위해 뛰는 건 나 자신을 위해 뛰는 것보다 훨씬 강한 동기”라고 말했다.
◆ 조부를 기리며 첫 마라톤에 나선 루크 로슈
영국 세일즈맨 루크 로슈(30)는 어린 두 자녀를 키우며 새벽 네다섯 시에 달리기를 이어왔다. 그는 생전 당나귀 보호소를 후원했던 조부를 기리기 위해 마라톤에 출전했다. 로슈는 “출전 확정 소식을 듣고 무너져 울었다”며 “조부와 친구를 위해 뛰는 것”이라고 말했다.

◆ 임신 성공의 감사 표시로 뛰는 제니 톨랜드
7번의 유산 끝에 딸 로즈(3)를 얻은 제니 톨랜드는, 희망을 찾아 참여한 임상시험을 후원한 ‘토미스’ 재단에 감사하기 위해 마라톤을 결심했다. 톨랜드는 “인생을 선물해준 이들에게 편지 한 장으로는 부족했다. 마라톤을 통해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 런닝의 매력에 빠진 조시 엘스턴-카
옛 중거리 육상 선수였던 조시 엘스턴-카는 기존의 사랑했던 육상과 다른 도전을 찾다가 마라톤에 매력을 느꼈다. 그는 “파크런과 러닝클럽의 성장 덕분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에 쉽게 다가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 10번째 마라톤에 도전하는 리즈 뉴커머
정신 건강을 위해 가벼운 조깅을 시작했던 리즈 뉴커머는 어느새 10번째 마라톤에 도전하고 있다. 그는 “처음에는 긴 거리를 두려워했지만, 러닝이 나를 바꿨다”며 “이제는 내 몸을 성능을 위한 연료가 필요한 자동차처럼 본다”고 말했다.
CNN은 “올해 런던마라톤은 84만 명 이상이 참가 신청을 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며 “마라톤의 매력은 초심자와 베테랑 러너 모두를 끌어들이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