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 경계 화재, 외딴 산불보다 더 치명적

2025-03-15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야생과 도시 경계(WUI)에서 발생하는 화재 연기가 외딴 지역의 산불보다 건강에 더 큰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 국립대기연구센터(NCAR) 주도로 진행된 이번 연구는 국제 연구팀이 WUI 화재 데이터베이스와 첨단 컴퓨터 모델링을 활용해 진행됐다. 연구 결과, WUI 화재로 인한 연기 배출이 일반적인 산불보다 조기 사망을 유발할 가능성이 약 3배 높다는 점이 밝혀졌다.

WUI 화재는 야생지와 도시가 맞닿은 지역에서 발생하는 화재로, 최근 전 세계적으로 그 발생 빈도가 증가하고 있다. 연구를 주도한 웬푸 탕(Wenfu Tang) 박사는 “WUI 화재 배출량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인구 밀집 지역과 가까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비례적으로 크다”며 “미세먼지와 오존 전구체 같은 오염 물질이 장거리로 확산되지 않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첨단 시뮬레이션 모델을 활용해 WUI 화재와 일반 산불의 배출 차이를 분석했다. 2020년 기준 전 세계 화재 배출량에서 WUI 화재가 차지하는 비율은 3.1%였지만, 이에 따른 조기 사망 비율은 8.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륙별로 영향을 분석한 결과 유럽에서는 WUI 화재가 전체 화재의 11.4%를 차지했지만, 조기 사망 기여도는 13.7%로 나타나 북미(각각 6%, 9.3%)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쳤다.

WUI 지역의 확장은 대형 화재 발생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9년 호주 블랙 새터데이 산불(사망자 173명), 2018년 그리스 아티카 화재(104명 사망), 2023년 하와이 라하이나 화재(100명 사망) 등이 대표적 사례다.

올해 초 남부 캘리포니아에서 발생한 WUI 화재는 약 16,000채의 건물을 전소시키고 최대 2,500억 달러(약 330조 원)의 재정적 피해를 초래했다.

탕 박사는 앞으로의 연구 방향에 대해 “WUI 화재는 나무뿐만 아니라 건축 구조물까지 태우기 때문에 일반 산불보다 독성이 강한 물질을 배출할 가능성이 크다”며 “구체적인 연소 물질을 분석해 인체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Science Advances에 게재됐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