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중해 바다의 가장 깊은 곳, '칼립소 심연'에서도 해양 쓰레기가 발견됐다.
바르셀로나대학 연구팀은 지난 11일(현지 시각) 첨단 유인 잠수정을 이용해 이오니아해 심해를 탐사한 결과 플라스틱, 유리, 금속, 종이 등 인간이 만든 쓰레기 167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그리스 펠로폰네소스 해안에서 60km 떨어진 칼립소 딥은 이오니아해 헬레닉 해구에 위치한 지중해 중 가장 깊은 곳이다. 최대 깊이는 1만 6771피트(5112m)에 달한다.
연구팀은 지난 2020년 2월부터 첨단 유인 잠수함 '리미팅 팩터'를 통해 해저 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 결과 칼립소 딥에서만 167개의 쓰레기가 발견된 것이다. 이 중 148개는 해양 쓰레기, 나머지는 인공물로 추정된다. 또한 쓰레기 중 90%가 플라스틱이었다. 이번 결과는 심해에서 관측된 해양 쓰레기 밀도 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당 약 2만 6715개에 육박한다.
논문 저자인 미겔 카날스 교수는 “플라스틱과 같은 가벼운 쓰레기들 중 일부는 해안에서 발생하는데, 이는 60km 떨어진 칼립소 딥까지 떠밀려간다”며 “봉지 등 일부 플라스틱은 바닥 바로 위를 부유하다 완전히 묻히거나 더 작은 조각으로 분해된다”고 설명했다.
카날스 교수는 “불행히도 지중해에서 '완전하게 깨끗한 곳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특히 칼립소 딥은 구조상 해저에 닿은 쓰레기가 갇히기 쉽다”고 했다.
칼립소 딥은 주변이 가파른 경사로 둘러싸여 있고 바닥이 평평해 쓰레기가 굴러온 뒤 밖으로 쉽게 유출되지 않는다. 또한 유속이 느려서 물살에 쓸려 잘 쓸려 나가지도 않는다.
카날스 교수는 “지중해는 인간으로 둘러싸인 폐쇄된 바다이며, 해상 교통이 활발하고 어업 활동이 광범위한 곳”이라면서 “이번 연구에서 확보한 증거는 플라스틱을 완화하기 위한 전 세계적인 노력을 촉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11일 해양학 학술지 '해양오염회보(Marine Pollution Bulletin; MPB)'에 게재됐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