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CBS, 마러라고 상황 정통한 인사들 인터뷰 토대로 보도
트럼프 취임 첫 날부터 불법 이민 등 속도전 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두가 나를 '혼돈'(상황)이라고 부르지만, 한국을 보라"며 농담을 던졌다. 우리나라의 12·3 비상계엄 이후 정치적 혼란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추정된다.
미 CBS 방송은 18일(현지시간) 트럼프가 작년 11월 미 대선에서 승리한 후 2기 출범을 준비하며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있었던 수주 간 상황에 정통한 인사 10여명과 인터뷰를 토대로 이같이 보도했다.
CBS는 트럼프가 "만약 그들이 그를 탄핵하기를 멈춘다면 윤 대통령을 만날 수도 있다"면서 이같이 농담했다고 전했다.
최근 한국내 상황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전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트럼프는 19일 워싱턴DC의 ‘캐피털 원 아레나’ 경기장에서 열린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축하 집회에 참석해 “미국의 추락(American Decline)은 이제 더 이상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는 약 1시간 동안 연설에서 불법 이민 문제, 에너지 산업 부흥 등을 거론하며 속도전을 예고했고 바이든 정부 정책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날 오후 가수 리 그린우드의 ‘갓 블레스 USA’ 노래에 맞춰 객석에서 무대로 걸어 내려왔다. “우리가 이겼다”는 말로 연설을 시작했다. 트럼프는 “지난 4년 간의 내리막길이 마무리되고 미국의 자존심과 위엄, 힘을 되찾을 것”이라며 “불법 이민자에 의한 국경 침범을 멈추고 도시의 잃어버린 법과 질서를 되찾을 것”이라고 했다.
“좌파의 ‘워크(woke·깨어 있음)’ 이데올로기를 우리 정부와 군에서 없애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것”이라고도 했다. 트럼프는 이날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 로버트 F. 케네디 주니어 보건복지부 장관 등 의회 인준 과정에서 논란에 휘말린 후보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힘을 실어줬다.
트럼프는 “취임하기 전부터 비트코인과 주식 시장 가격이 오르고 있고, 소프트뱅크는 100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한다”며 “너무 자랑하는 것 같아 말하기 싫지만 사람들은 이를 ‘트럼프 효과’라 말한다”고 했다. 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막대한 투자를 약속한 사실도 이날 공개했다.
트럼프는 의회가 안보 우려 때문에 통과시킨 ‘틱톡 금지법’으로 지난 18일 서비스가 종료된 동영상 플랫폼 틱톡과 관련해 “나는 틱톡을 한 덕분에 청년 유권자들의 마음을 얻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었다” “나는 틱톡이 좋다. 좋아하든 말든 우리는 돈을 많이 벌 것”이라며 서비스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이밖에 미국 내에 인공지능(AI) 공장을 짓고, 군에 이스라엘 아이언돔과 같은 미국산 방어망 건설을 지시하는 내용 등이 언급됐다.
이날 트럼프는 당선의 ‘1등 공신’이자 정부효율부(DOGE) 수장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도 무대에 올려 발언하도록 했다. 머스크는 아들 손을 잡고 나와 “우리는 많은 변화를 일으키기를 기대하고 있으며 이 승리가 변화의 시작”이라고 했다. 1시간 연설은 남성 디스코그룹 빌리지피플이 올라와 ‘Y.M.C.A’를 라이브로 부르고, 트럼프가 거기에 맞춰 춤을 추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진우 기자 realston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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