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전세 임차권을 설정한 세종시 아파트에 장남이 무상으로 거주하고 있는 사실이 확인됐다.
전세 계약 명의자와 실제 거주자가 다른 데다, 임대료를 받지 않고 거주해 상속증여세법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5일 <뉴스핌> 취재를 종합하면, 이혜훈 후보자는 지난 2023년 7월 29일 세종시 소담동 소재 A 아파트에 대해 전세 임차권을 설정했다.
전세금은 1억6530만원이며, 전세권 존속기간은 2025년 9월 4일까지다. 해당 전세권은 등기부등본상에 기재돼 있다. 그러나 실제 이 아파트에는 이혜훈 후보자의 장남이 2023년부터 거주해 왔다.

이혜훈 후보자 장남은 1억400만원 상당의 서울 마포구 상가 지분 절반, 서울 용산구 아파트 전세 임차권 지분 절반(3억6500만원), 증권 11억8384여만원 등 총 17억124여만원을 신고했다.
그러나 이혜훈 후보자 장남은 '엄마 찬스'로 세종시 A 아파트에 무상거주 하며 증여세를 회피하는 꼼수를 펼쳤다.
그는 이혜훈 후보자가 세종시 A 아파트에 전세 임차권을 설정한 지 약 한 달 뒤인 2023년 8월 세종시 한 국책연구원에 취업했다.
이혜훈 후보자는 2023년 5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한국여성의정 상임대표와 국민의힘 서울특별시당 중구·성동구 을 당원협의회 위원장을 역임했다. 또 작년 3월부터 우원식 국회의장 직속 국민미래개헌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았다.
세종시 A 아파트에 이혜훈 후보자가 실거주하지 않았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이유다. 세종시 A 아파트와 이혜훈 후보자 장남의 직장까지 거리는 차량으로 2.3km, 대중교통으로 단 16분이다.
'상속증여세법 제37조'는 타인의 부동산을 무상으로 사용함으로써 얻은 이익을 증여로 보도록 규정하고 있다. 같은 법 시행령 제27조는 부동산 무상사용에 따른 이익을 재정경제부령으로 정하는 방법에 따라 환산한 가액으로 계산한다.
한 세무 전문가는 "통상 자녀의 학업을 위해 타 지역에 주거를 지원하는 건 일반적인 부양의 개념으로 보기 때문에 증여로 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성인이거나 근로소득이 있는 경우 부양의 영역을 넘어가기 때문에 전세금 출처, 실거주자, 사용 대가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치권에서는 고위 공직 후보자의 재산 형성과 가족 간 상속·증여에 대해 보다 엄격한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천하람 국회의원(개혁신당 원내대표)은 "후보자에 대한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후보자는 나라의 곳간을 책임지는 기획예산처 초대 수장이 아니라 가족 전문 탈세 컨설팅 전문가가 더 적임자로 여겨진다"며 "기획예산처 초대 장관을 이처럼 위법과 탈법 의혹의 온상으로 고집한다면,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국민에게 어떤 박탈감을 주겠느냐"고 꼬집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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