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현장에는 ‘믹스트존(Mixed Zone)’이라는 곳이 있다. 우리말로는 ‘공동취재구역’ 또는 ‘혼합취재구역’으로 불린다. 기자와 선수가 뒤섞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선수에게는 경기 소감을 밝히는 첫 번째 장소이고, 언론에는 선수들의 생생한 모습을 접할 수 있는 주요 취재처다.
그런데 믹스트존을 만들어놓고 정작 취재진은 출입을 금지한 대회가 있다. 지난 11~14일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에서 열린 신한동해오픈이다.
이번 신한동해오픈의 믹스트존은 골프 코스에서 클럽하우스로 들어가는 입구 옆에 마련됐다. 그 앞에는 차단선이 설치됐고, 통제요원들이 사람들의 출입을 통제했다.
신한동해오픈 최종 라운드가 열린 지난 14일 낮 취재진이 업무를 위해 믹스트존 쪽으로 들어가려 하자 안전요원이 길을 막았다. 이유는 “이곳에 들어올 수 있는 출입증에 취재진 출입증은 없다”는 것이었다. 그 통제요원의 말대로 이곳 입간판에 적혀있는 출입 가능한 여러 종류의 출입증 중에 취재진 출입증은 없었다.
취재구역에 취재진 출입을 막는 결정이 어떻게 내려졌는지는 알 수 없었다. 안전요원은 “위에 물어보라”고만 했고, 답을 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번 신한동해오픈은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아시안 투어가 공동 주관했다. 국제 대회인 셈이다. 대회 역사도 올해 41회째를 맞았을 만큼 오래됐다.
하지만 팬들에 대한 배려와 준비는 대회 규모나 역사에 맞지 않게 허술했다.
인천지하철 1호선 센트럴파크역에서 도보 5분 거리에 마련된 갤러리주차장 중 일부는 전날 새벽 내린 비로 이날 바닥이 진흙탕으로 변했다. 이에 주차장소가 갑자기 변경됐지만 이를 안내할 직원들이 추가배치되지 않아 셔틀버스 탑승을 안내하는 아르바이트생이 혼자서 여러 가지 일을 해야했다.
또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홈페이지에는 ‘대중교통 이용 시 인천 1호선 센트럴파크역 1번 출구로 나온 후 이정표 따라 이동하여 셔틀 탑승’이라고 안내돼 있지만 실제로는 이정표가 설치되지 않아 지하철로 센트럴파크역에 온 갤러리들은 휴대전화로 먼저 온 지인에게 물어서 길을 찾아오는 모습도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