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엔비디아, TSMC와 3자 협업을 강조하며 그룹사 역량을 총동원해 글로벌 AI(인공지능) 시대에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4일 SK그룹은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엔비디아, TSMC, 오픈AI 등 글로벌 AI 선도 기업과 함께 'SK AI 서밋'을 개최했다. 5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행사는 이틀간 3만5000여 명이 사전등록을 했고 1만7000여 명 이상의 인원이 온라인으로 참여하는 등 뜨거운 관심을 모았다.
이날 최태원 회장은 '협력과 생태계로 만들어 가는 SK의 비전'이란 주제를 통해 "AI는 우리 모두의 삶과 사회에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며 크게 3가지 장애물을 넘어야 AI를 선순환적으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AI 시대의 '겨울'을 걱정하는 이유가 대규모 투자를 하는데 아직 회수할 수익 모델은 나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킬러 유스케이스를 찾는 다양한 시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LLM(거대언어모델)은 막대한 양의 연산을 요구하기 때문에 연산에 가장 뛰어난 GPU(그래픽저장장치)를 모두가 원하고 있다"며 "하지만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고 있고 많은 기업들이 AI 가속기를 개발하고 있으나 엔비디아 GPU는 아직도 독보적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급속도로 성장하는 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엔비디아와 HBM(고대역폭메모리) 등 메모리 협력을 해오고 있다고 강조하며 SK하이닉스와 엔비디아의 협력 사례를 알리기 위한 콘텐츠를 소개하기도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깜짝 영상을 통해 "SK하이닉스와의 파트너십은 우리가 해온 일들을 혁신해 왔다"며 "코딩에서 머신러닝으로의 전환은 컴퓨터 아키텍처에 많은 변화를 가져오는데 HBM 때문에 무어의 법칙을 뛰어넘는 진보를 이뤄냈다"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엔비디아와 더불어 TSMC와 3자 간의 협력을 통해 AI 혁신을 이끄는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를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저자 TSMC CEO도 영상을 통해 "AI는 단지 데이터센터뿐만 아니라 PC, 모바일, 자동차 등 우리 모든 삶에 관여할 것"이라며 "통신, 교통, 교육, 과학, 연구 등에는 AI를 더한 연산능력 수요가 끝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SK하이닉스와의 HBM 파트너십은 오늘날의 데이터센터 구축과 AI 가속화에 중추적 역할을 해왔다"며 "우리와 SK는 더 깊고 긴밀한 협력 통해 앞으로 놀라운 성과를 이루어 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전했다.
또 최 회장은 컴퓨팅파워를 해결하기 위해 에너지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에너지가 합리적이고 경제적인 수준으로 내려와도 LLM을 학습하려면 상당히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다"며 "AI 데이터센터를 지으려면 2가지 전력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송전망은 (AI 데이터센터 구동을 위한) 전기를 한꺼번에 소화해내지 못해 에너지의 독립성, 즉 전기가 아니라 독립적인 형태의 전기를 끌어올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SK는 열을 내리는 히트 컨트롤과 온도를 유지해야 하는 에어컨디셔닝, 저전력 반도체와 글라스기판을 연구하고 있다"며 "새로운 에너지 소스를 찾아내기 위해 재생에너지와 더불어 핵에너지도 함께 연구 중에 있다"고 밝혔다.
이어 "열부터 에너지, 데이터센터 구축 운영, 서비스 개발 등을 모두 커버하고 있는 기업은 전 세계에서도 흔치 않다"며 "저희가 구상한 솔루션을 묶어 AI가 좀 더 세상으로 빨리 올 수 있도록 노력을 하고 있고 이를 통해 글로벌 AI 혁신을 가속화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