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년 7억 달러(약 1조 180억 원)의 역대 프로 스포츠 최대 계약으로 지난해 LA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오타니 쇼헤이(31). 그는 미국프로야구(MLB) 역사상 최초로 50홈런-50도루(54홈런-59도루)를 기록했고 월드시리즈 우승까지 일궜다. 만장일치 최우수선수(MVP)도 그의 몫이었다. 결혼과 이적 첫해에 오타니는 이룰 수 있는 거의 모든 것을 이뤘다.
‘오타니 시즌2’가 개봉박두다. 오타니는 18·19일 일본 도쿄돔에서 치를 시카고 컵스와의 2025 MLB 정규시즌 개막 2연전을 시작으로 또 다른 역사 집필에 들어간다. ‘오타니 프리미엄’에 이 경기 입장권 가격은 티켓 거래시장에서 2만 달러(약 2900만 원)까지 치솟았다.
평가전부터 홈런포를 가동해 팬들의 마음에 불을 지핀 오타니다. 그는 15일 도쿄돔에서 치른 일본 최고 명문 요미우리 자이언츠와 평가전(5대1 다저스 승)에서 일본 국가대표 투수 도고 쇼세이를 상대로 2점 홈런을 터트렸다. 시속 169㎞로 119m를 날아간 타구에 4만 2000여 도쿄돔 관중은 경기장이 떠나갈 듯 열광했다.
오타니의 도쿄돔 홈런은 2023년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조별리그 호주전 이후 2년 만. 오타니의 일본은 우승까지 내달렸다. 이번 다저스-컵스의 도쿄 시리즈에는 일본 선수가 5명이나 나선다. 다저스에 선발투수 야마모토 요시노부와 사사키 로키가 있고 컵스에는 왼손투수 이마나가 쇼타와 간판 타자 스즈키 세이야가 있다. 이 5명 가운데 4명이 2023 WBC 일본의 전승 우승 주역이다.
오타니에게 올해는 ‘이도류’로 돌아가는 해다. 2023년 막판 받은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 여파로 지난 시즌 타자 역할에만 전념한 그는 올 시즌부터 투타 겸업에 복귀한다. 스프링캠프 기간 불펜 피칭으로 어깨를 예열하면서 5월 복귀설이 떠오르기도 했으나 현재는 다시 잠잠하다. 스타 군단 다저스는 서두를 이유가 없다. 100% 준비가 됐을 때 오타니를 마운드에 올릴 계획이다. ESPN은 오타니의 선발 등판 횟수를 최대 열 차례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오타니는 LA 에인절스 시절 투수로 2022년에 15승 9패 평균자책점 2.33, 2023시즌에 10승 5패, 평균자책점 3.14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챙겼다. 현재로서는 2022·2023년처럼 자주 마운드판을 밟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지만 오타니가 투수로 나설 때마다 야구계는 뜨거울 것이다.
오타니는 새 시즌을 앞두고 “월드시리즈 2연패는 정말 어려운 일이자 지금 내가 가장 달성하고 싶은 일”이라고 일찌감치 밝혔다. 1998∼2000년 3연패를 달성한 뉴욕 양키스 이후 월드시리즈 2연속 우승을 달성한 팀은 나오지 않았다. 26년 만의 2연패 기록과 함께 웃을 오타니를 팬들은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