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테이크 풍미를 더하는 후추, 언제 뿌릴까…소금·버터·후추, 활용법 [쿠킹]

2025-08-28

스테이크는 이제 특별한 날의 음식이 아닌, 집에서 직접 구워 즐기는 일상 속 메뉴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완벽한 한 점을 만들기 위해선 고기 선택부터 두께, 조리법까지 고려할 것이 많죠. 20년 경력의 스테이크 전문가 김광중 셰프가〈스테이크 가이드〉를 통해 제대로 굽고 즐기는 법을 소개합니다. 오늘은 더 맛있는 한 입을 위한 재료를 다룹니다.

[스테이크 가이드] 더 맛있게 해주는 재료들

스테이크를 더 맛있게 즐기기 위해 필요한 것들은 무엇일까요? 정육 코너에 가 보면 스테이크용 고기뿐 아니라 함께 곁들이면 좋다는 소금, 후추, 소스 등이 진열돼 있을 때가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스테이크는 고기와 후라이팬만 있으면 되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다양한 콘텐트들은 다른 재료들을 더 사야 할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래서 준비하다 보면 재료비가 오히려 밖에서 사 먹는 스테이크보다 더 들어가는 경우도 많습니다. 결국 ‘내가 만든 스테이크가 완벽했으면’ 하는 마음은 누구나 같기 때문이겠지요. 그렇다면 스테이크를 더 맛있게 만들어 주는 재료들은 무엇이 있고, 우리는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까요? 오늘은 바로 그 이야기를 다뤄 보겠습니다.

스테이크를 굽는 장면에서 빠지지 않는 것이 소금입니다. 어떤 유명 셰프는 머리 위에서 소금을 뿌리는 퍼포먼스로 유명하기도 했고, 최근에는 아예 소금을 뿌리지 않고 구운 뒤 찍어 먹는 방법도 소개됩니다. 뿌려 굽든 찍어 먹든, 소금이 스테이크의 맛에 큰 영향을 준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단순하지만 맛을 좌우하는 소금

소금은 크게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먼저, 천일염은 바닷물을 증발시켜 얻은 소금으로, 햇볕과 바람을 이용해 자연건조 방식으로 만들어집니다. 미네랄이 풍부하고 염도가 낮아 절임이나 발효식품에 적합합니다. 산지에 따라 맛이 조금씩 다른데, 이는 자연 성분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대표적으로 영국의 말돈 솔트가 있습니다. 정제염은 천일염에서 염화나트륨만 추출해 불순물을 제거한 소금으로, 깔끔한 짠맛이 특징이며, 짠맛이 강하기 때문에 가공식품이나 조미료에 주로 사용됩니다. 재제염(꽃소금)은 천일염을 정제해 불순물과 쓴맛을 줄이고 다시 결정화한 소금으로, 맛이 부드럽고 쓴맛이 적어 최근 많이 쓰입니다. 마지막으로, 암염은 땅속에 매장된 소금광석으로, 바닷물이 증발해 굳어진 흔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철분과 마그네슘 등이 많아 다양한 색을 띠며, 스테이크나 생선구이에 자주 사용됩니다. 우리가 잘 아는 히말라야 핑크 솔트가 대표적입니다. 보편적으로는 정제염이나 재제염이 쓰이지만, 소금 본연의 맛은 천일염이 좋다는 의견이 많습니다. 일부 셰프는 소금에 다양한 가루 재료를 섞어 자신만의 시즈닝을 만들기도 하지요. 개인적으로 저는 가장 자연스러운 천일염을 추천합니다.

후추, 맛을 살리는 타이밍이 중요

‘향신료의 왕’이라 불리는 후추는 스테이크 요리에 가장 많이 쓰이는 향신료로, 음식에 깊이를 더해 주고 입안에 오래 남아 풍미를 높여 줍니다. 역사는 무려 1억 5천만 년에 달하며, 고대 로마에서는 거의 모든 음식에 들어갔을 정도였습니다. 후추는 익은 정도와 가공 방식에 따라 색과 향이 달라집니다. 덜 익었을 때는 녹색으로 신선하지만 매운맛은 거의 없는 녹후추가 되며, 이 상태에서 껍질을 벗기고 말리면 백후추가 되는데, 향은 풍부하지만 매운맛은 약합니다. 완전히 익으면 붉은색을 띠는데, 이를 적후추라고 하며 부드럽고 따뜻한 풍미가 특징입니다. 흑후추는 껍질에 피페린이 많아 강한 매운맛과 나무 향을 냅니다. 후추의 매운맛은 껍질에서, 향은 알갱이 속에서 나오므로 통후추를 칼로 으깨 사용하면 풍미가 더 살아나고 음식과 잘 어울립니다. 다만 후추는 높은 열에 오래 노출되면 쓴맛이 남으므로, 스테이크를 강한 불에 구울 때는 조리 전보다는 조리 후 뿌리는 것이 좋습니다. 저 역시 쿠킹 후 뿌려 먹는 방식을 선호합니다. 그렇다면 통후추와 분말 후추 중 무엇을 사야 할까요? 곱게 간 후추는 매운맛이 강해 향을 가리기도 하고, 질 좋은 후추가 아닐 가능성도 있습니다. 따라서 통후추를 구입해 바로 갈아 쓰는 것이 후추 본연의 맛을 즐길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스테이크용 오일?, 발연점 확인이 필수

지방은 물, 단백질, 탄수화물과 함께 음식의 기본 요소입니다. 건강에 나쁘다는 인식이 있지만 사실 생존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며, 요리에서는 주재료, 매개체, 양념의 역할을 합니다. 특히 매개체로 쓰일 때는 높은 온도를 견디며 음식의 표면을 바삭하게 만들어 줍니다. 오일을 고를 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발연점으로, 발연점이 낮으면 쉽게 타면서 유해 물질과 쓴맛을 내기 때문입니다. 참기름, 들기름, 트러플오일,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유 등은 비교적 발연점이 낮고, 아보카도유, 포도씨유, 해바라기유, 카놀라유 등은 비교적 발연점이 높은 오일로 꼽힙니다. 흔히 올리브오일이 가장 좋다고 생각해 비싼 제품을 스테이크 조리에 쓰는 경우가 많지만, 이는 오히려 낭비가 될 수 있습니다. 값싼 올리브오일 중 일부는 올리브향만 첨가한 혼합유인 경우도 있습니다. 따라서 조리에 사용할 때는 발연점이 높은 오일을 쓰고, 엑스트라버진 같은 오일은 조리 마지막에 향을 더하는 용도로 쓰는 것이 현명합니다.

스테이크 풍미를 완성하는 버터

오랜 역사를 가진 버터는 우유나 크림에서 지방을 분리해 얻은 것으로, 가염버터와 무염버터로 나뉩니다. 한국에서는 외국에 비해 음식의 기준 염도가 낮아 무염버터를 주로 사용하며, 스테이크에는 이미 소금으로 간을 한 상태이기 때문에 무염버터가 적합합니다. 또한 버터는 발연점이 낮아 고온에서 쉽게 타므로, 조리 초반보다는 마무리 단계에서 넣어 풍미를 더하는 것이 좋습니다. 추가적으로 스테이크에 주로 사용되는 버터 중 정제버터(Clarified Butter)와 브라운버터(Brown Butter)가 있는데, 이는 버터에서 고형분인 단백질을 제거해 순수하게 유지방만 남긴 것입니다. 브라운버터는 단백질을 더 오랜 시간 조리해 특유의 향을 내는데, 견과류 향이 나서 헤이즐넛 버터라고도 합니다. 이 두 가지 버터 모두 별연점이 높아 고온의 스테이크 조리나 뜨거운 접시에 뿌리는 데 적합합니다.

스테이크에 향과 색을 더하는 허브

허브는 고기의 잡내를 없애고 향을 더해주는 동시에, 시각적으로도 신선함을 더합니다. 향은 잎의 오일 주머니에서 나오는데, 마르면 금세 향이 사라집니다. 따라서 물에 적신 키친타월로 감싸 보관하면 더 오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스테이크에 가장 잘 어울리는 허브는 로즈마리, 타임, 세이지로, 향이 강하고 줄기가 단단해 고온 조리에도 잘 견딥니다. 손바닥에 문질러 보면 향이 오래 지속되는 것을 알 수 있는데, 바로 이런 허브들이 스테이크 경험을 더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맛있는 스테이크를 만들고 싶다고 꼭 좋고 비싼 재료를 구입해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것은 내 취향에 잘 어울리는 재료를 선택하는 것이죠. 소금, 후추, 오일, 버터, 허브는 모두 스테이크를 완성하는 중요한 친구들이지만, 결국 요리를 빛내는 것은 ‘나의 선택’입니다.

김광중 셰프 cook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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