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 “에너지 산업 글로벌 시장에 미래있어”.
“대한민국의 에너지 기술은 세계가 인정할 만큼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대부분이 '수급'에 치중되어 내수시장에만 머물러 있습니다. 이제 에너지도 수출 산업이라는 인식 전환과 함께 민간기업의 활동 영역을 넓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김창규 민간LNG산업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 에너지 산업의 미래를 논할 때 항상 해외시장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고속의 경제성장을 이루는 과정에서 전기·가스·석유 등 에너지 인프라 기술이 고도로 발달했고. 지금은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은 기술 수준을 갖추고 있는 만큼 충분히 세계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특히 에너지 산업에서 점차 민간의 영역이 넓어지는 것에 주목하고 있다. 그는 “대부분의 산업이 초기에는 기초를 다지기 위해 공공 주도로 성장하게 되지만, 이후 민간이 참여하며 새로운 비즈니스와 혁신이 만들어지게 된다”며 “우리나라도 민간 에너지 기업들의 활동 영역이 커지면서 시장의 다양성이 열리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 부회장의 'K-에너지 해외진출' 바람은 우리의 에너지 산업이 '수급'이라는 공공성에 치우쳐 새로운 도전을 하지 못한다는 안타까움에서 시작한다. 지리적 고립으로 자체적인 수급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는 특수성은 있지만, 언제까지 좋은 기술을 내수 수급에만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그가 구상하는 대안은 공공과 민간의 시장 밸런스다. 정답은 없지만, 공공과 민간이 적정 수준의 시장 활동 비율을 가져가며, 공공은 국가 에너지 수급을, 민간은 신시장 개척의 역할을 맡아가는 그림이다. 그 과정에서 공공과 민간의 균형점을 수시로 체크하고 그때그때 빠르게 조율하면 수급과 해외시장 개척을 모두 잡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앞으로 가스 산업이 에너지 수출의 선봉장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친환경 동향에서의 수소 전환, 알래스카 등 미국 신정부의 가스 확대 기조, 그리고 개발도상국의 가스 배관망 정책 등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가스 산업의 '액화-운송-기화-공급·분배' 모든 과정에 대한민국이 검증된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에너지 업계는 AI·데이터 시대 도래로 꽤 오랫동안 가스가 핵심 에너지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수소로 가기 위한 징검다리이자, 개도국의 전기·열·냉난방 문제 해결에서도 가스가 가장 빠르고 깨끗한 해결책으로 관심받고 있다”고 했다.
이어 최근 체코 원전 수출처럼 우리의 가스 산업도 플랫폼 설비 단위의 수출 사례가 나올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항만에 가스 기지를 건설하고, 이를 각 지역에 공급하는 배관망을 구축하는 공사 사업은 물론, 시설 운영 비즈니스와 국내 도시가스 업계의 현지 진출도 가능하다고 봤다.
김 회장은 “작년 소설가 '한강'의 노벨상 수상에 이어 최근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이 미국 브로드웨이 토니상을 수상했다. 이에 비하면 가스 산업 수출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민간LNG기업들의 활동을 지원해 K-가스 유통 시스템과 서비스 산업도 해외에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조정형 기자 jeni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