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행동 가속화 위한 ‘긍정적 티핑 포인트’ 식별법 제안

2025-08-11

[이미디어= 황원희 기자] 전 세계 기후 전문가들이 녹색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해 ‘긍정적 티핑 포인트(positive tipping point)’를 찾아내는 새로운 분석 틀을 제시했다. 긍정적 티핑 포인트란 작은 변화가 일정 임계점을 넘어서면서 변화가 스스로 가속화돼 배출 감축과 환경 회복을 촉진하는 지점을 뜻한다.

기후변화의 맥락에서 이해하자면 기후 악화를 늦추거나 역전시키는 자기증폭형 전환 지점으로, 재생에너지 확산, 생태계 회복, 지속 가능한 기술 도입 등이 빠르게 일어나는 계기를 의미할 수 있다.

엑서터 대학교 글로벌 시스템 연구소의 팀 렌튼(Tim Lenton) 교수는 “현재 세계 경제의 탈탄소화 속도는 파리협정의 2℃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속도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며 “이제 필요한 것은 잠재적인 긍정적 전환점을 찾아내고, 이를 촉진할 행동을 식별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제 연구팀이 Sustainability Science에 발표한 논문 ‘저탄소 전환을 가속화하기 위한 긍정적인 티핑 포인트와 이를 유발하기 위한 조치를 식별하는 방법’은 ▲긍정적 티핑 포인트의 존재 여부 검증 ▲임계점 접근성 평가 ▲영향 요인 분석 ▲촉발 행동 제안 등을 포함하는 방법론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과거 유사 시스템에서 전환이 발생했던 사례를 분석하고, 저탄소 기술·제품이 자발적으로 확산될 가능성(자가 추진력)을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전기차의 경우, 보급이 늘수록 성능·가격·충전 인프라가 개선돼 추가 확산이 촉진되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된다. 엑서터 연구소의 스티브 스미스(Steve Smith) 박사는 “전력 부문과 도로 운송 분야에서는 이미 긍정적 전환 조짐이 나타나고 있으며, 영국은 히트펌프 보급의 임계점에 근접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원자력, 콘크리트 생산 등 일부 산업은 티핑 포인트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공공장소 흡연 금지와 같이 과거에는 실현 가능성이 낮아 보였던 변화도 정책과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급속히 확산된 사례가 있다”며 “육류 소비 감소도 정책 지원, 대체식품의 가격·품질 개선, 사회적 영향이 결합될 경우 기후와 건강 모두에 유익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맨체스터 대학교 프랭크 겔스(Frank Geels) 교수는 “긍정적 티핑 포인트에 대한 실증적 이해와 이를 식별하는 방법 개선은 순배출 ‘넷제로’ 전환을 가속화하는 데 중요한 도구”라며 “이는 기후 완화 논의 속 부정적 전망을 상쇄하는 긍정적 메시지를 제공한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긍정적 티핑포인트는 환경 외에도 식품, 생태계, 사회문화 분야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이를테면 대체육과 식물성 식단 가격, 품질 개선을 통해 육류 소비를 감소할 수 있으며 보호구역 지정 후 자연 복원 속도 급증을 통해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다. 또한 금연 정책과 인식 변화로 흡연율 급감에 기여할 수 있는 것 등이 그것이다.

따라서 연구진은 이번 분석 틀이 연구자·정책 담당자·실무자 모두가 적용·보완할 수 있는 공통 프레임워크가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저작권자ⓒ 이미디어.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