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문화·예술분야에 중추적 역할을 맡고 있는 건 사실… 상생 방법 나와야”

2025-11-30

“창작의 기준은 무엇인가요? 인공지능(AI)이 내놓은 작품을 창작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지난 28일 오후 2시 인천아트플랫폼 A동 이음마당에서 열린 인천문화재단 문화정책 세미나 ‘AI 시대, 예술의 질문들’에서는 패널들의 발표 주제를 두고 논쟁의 장(場)이 펼쳐졌다.

AI가 단순한 기기적 요소가 아닌 문화·예술분야의 핵심 축으로 활용되면서 정확한 기준점이 모호해졌다는 분석 때문이다.

인간의 영역으로만 알려진 문화·예술분야 대부분에서 AI가 깊숙히 활용되고 있는 정황을 두고 하나의 인격체로 봐야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왔다.

앞서 허회숙 인천문화재단 대표이사 권한대행은 개회사를 통해 “예술과 기술이 만나는 지점을 탐색하고 새로운 문화정책을 모색하기 위해 이 자리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재단은 예술과 기술의 창의적 문화 플랫폼으로서 논의의 장을 꾸준히 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민세희 한국예술종합학교 겸임교수는 ‘AI 융합 예술 창작에 대한 철학적 담론’을 통해 예술 창작의 주체인 AI와 인간 기술의 관계, 예술의 본질, 창작의 의미에 대한 근본적 질문을 두고 청중들과 소통했다.

민 교수는 “AI는 수많은 데이터를 학습하는 방식으로 지식을 채운다. 인간이 어렸을 때부터 학교를 다니며 지식을 배우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이어 “창작의 기준도 인간이 지식을 통해 새로운 작품을 이끌어 내듯, AI도 마찬가지”라며 “수없이 많은 지식으로 AI만의 작품을 만들어 내고 있다”고 부연했다.

그는 “AI는 이렇게 쌓은 지식을 스스로 터득해 생각하는 딥러닝 기술까지 더해져 인격과 같은 이치로 성장해 가고 있다”며 “언제부턴가 인간의 영역은 AI 작품에 대한 가치를 평가하는 것에 그치고 있다”고 말했다.

뒤이어 이혜원 기어이스튜디오 대표는 각론 발표로 ‘예술과 확장현실, AI간 융합창작 사례’ 주제를 통해 설명을 이어갔다.

이 대표는 “과거 예술 작품들은 능력자의 손에서 나왔지만 지금은 관객들로부터 나오는 시대로 성장하고 있다. AI 기술이 발전된 결과”라며 “우리 스튜디오의 주된 작품이기도 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규모가 작은 스튜디오다. 그렇지만 해당 작업은 비중이 큰 사업들로 솔직히 성공하기엔 벅찬 작업이기도 했다”면서 “모두가 AI를 통해 가능했던 일이다. 우리는 스스로 AI를 파트너이자 협업자로 생각하지만 결국 창작물이 AI가 만들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허대찬 앨리스온 편집장은 각론 발표 주제로 ‘미디어아트와 AI’를 통해 새로운 예술 형식을 알렸다.

허 편집장은 “미디어아트와 AI는 예술 창작과 표현에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오늘날 기술 자체게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이 굉장히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인간이 손을 쓰지 않고 명령어 하나만으로 AI를 통한 인간 이상의 작품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허 편집장은 “우리는 매번 AI가 위험하다고 입버릇처럼 말하고 있지만 세계 대부분의 국가들이 AI 대표 기업인 미국의 회사를 이용하고 있다”며 “단정할 수 없지만 AI와 동반 성장은 거부할 수 없는 숙명처럼 느끼는 게 이 분야의 오늘 모습”이라고 밝혔다.

김제민 서울예술대 교수는 ‘공연예술 창작과 AI’를 주제로 AI의 우려에 대한 시선이 인간과의 갈등을 되레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과거 미디어아트 그룹 슬릿스코프에서 활동하며 시를 쓰는 AI에게 ‘시안’이란 이름을 붙인 뒤 작품 등을 책으로 내기도 했다.

김 교수는 “어떤 기술이 진화될 때는 분명 우려의 장벽이 있다. 지금의 AI가 대표적인 것”이라며 “과거 에디슨이 전화기를 발명했을 때 상대방의 목소리를 들은 사람들은 ‘혹시 영혼과 통화도 될 수 있나’를 생각했던 게 대표적 모습”이라고 했다.

아울러 “결국 기술이란 건 어떻게 바라보느냐라는 시선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과학계도 그렇고 우리 예술계에서도 아직 AI를 뚜렷하게 정의할 근거가 없다. 다만 사회적 우려로 뒷짐을 지면 결국 문화·예술을 아우른 모든 분야의 혁신을 놓치게 될 것이다”고 경고했다.

[ 경기신문 / 인천 = 지우현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