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염경엽 LG 감독은 지난 5일 든든한 마음가짐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긍정적인 에너지만이 흘러 넘쳤던 스프링캠프였다. “다 잘해서 잔소리를 안 했다”라며 캠프 종료 소감을 밝힌 염 감독은 특히 투수진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LG는 잃어버린 왕조를 되찾기 위해 비시즌 전력을 단단히 보강했다. 메이저리그에서 통산 20승을 올린 요니 치리노스를 영입해 선발진을 채웠다. 불펜 뎁스도 지난 시즌보다 훨씬 두꺼워졌다. 최채흥과 김강률, 심창민에 이어 우승팀 소방수인 장현식까지 데려왔다. 손주영과 우강훈, 박명근 등 기존 선수들의 성장도 눈에 띈다.
새 외인 치리노스는 지난달 27일 디펜딩 챔피언 KIA와의 연습경기에서 2이닝 퍼펙트 투구를 하며 존재감을 뽐냈다. 염 감독은 “외국인 투수는 제가 LG 감독을 3년 하는 동안 가장 안정적으로 시작하는 것 같다”라며 “치리노스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각각 15승 이상을 충분히 올릴 수 있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토종 원투펀치인 임찬규와 손주영에 대한 기대도 크다. 염 감독은 “임찬규와 손주영이 국내 선발로서 최소한 6할 5푼 이상의 승률을 해준다면 충분히 우리가 목표치를 달성할 수 있을 거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손주영을 장차 LG의 ‘국내 1선발’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염 감독은 “이제는 외국인 선수들과 붙어서 충분히 이길 수 있는 구위를 갖고 있다”라며 “이번 시즌 2선발로 시작해서 내년에는 개막전에 토종 선발로 등판하도록 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LG는 우승의 기억을 되살려 ‘불펜 강팀’이 될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염 감독은 베테랑 선수들이 중간을 꽉 잡아주길 바라고 있다. 그는 “불펜에서는 김진성과 김강률, 장현식이 1진으로서 시범경기에서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라며 “2진에서는 우강훈과 박명근, 백승현, 김영우, 정우영 등이 좋은 모습을 보인다”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우강훈을 콕 집어 “2진 선수 중 대기 1번이다. 포크볼과 제구력이 좋아졌다”라고 칭찬했다.

스프링캠프에서 발목을 다친 장현식은 순조롭게 회복하고 있다. 이르면 시범경기 막바지에 마운드에 오를 수도 있다. 염 감독은 “장현식은 이제 캐치볼을 하고 있다”라며 “시범경기 막판에는 던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그는 장현식에 대해 “구속이 145km/h 이상은 나와야 경기에 들어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장현식의 부재를 대비해 ‘임시 마무리’로 낙점된 신인 김영우도 데뷔전을 앞두고 있다. 염 감독은 “김영우는 올 시즌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봤다”라며 “전 시즌을 끌고 갈 수 있도록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과 불펜, 베테랑과 신인, 1옵션과 2옵션을 빈틈없이 준비한 LG다. 염 감독의 청사진이 이번 시즌 그라운드에서 현실로 펼쳐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