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밝았다. 혼란 속에 맞이하는 2025년이지만 우리 눈과 귀를 즐겁게 할 콘텐츠가 기다리고 있다. 박찬욱, 봉준호 등 오랜 시간 기다려온 거장들의 신작이 속속 개봉한다.
백설공주와 슈퍼맨, 재결합한 오아시스 등 긴 역사를 자랑하는 ‘전설’들도 하나둘 귀환한다. 달력에 표시해두고 챙겨볼 만한 공연 일정도 풍성하다.
새해 주목할 만한 분야별 대중문화 콘텐츠를 소개한다.
BTS 복귀, 오아시스 내한
올해는 군 복무, 솔로 활동 등으로 한동안 ‘완전체’로 볼 수 없었던 그룹들을 오랜만에 한자리에서 만나게 된다.
방탄소년단(BTS) 멤버 중 RM, 슈가, 지민, 뷔, 정국은 오는 6월 중하순쯤 일제히 군 복무를 마친다. 빠르면 하반기부터 완전체로 활동하는 BTS의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앨범 준비 등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활동 시점은 내년이 될 수도 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은 2023년 미국 할리우드에서 열린 ‘블룸버그 스크린타임’에서 <화양연화> 발매 10주년 기념 앨범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솔로 활동에 집중하던 블랙핑크(사진)도 완전체로 돌아온다. 2023년 전속계약이 만료된 블랙핑크 멤버들은 그룹에 한해서만 YG 소속으로 활동한다.
지수, 제니, 리사는 개인 레이블을 설립했고, 로제는 더블랙레이블 소속으로 솔로로 활동 중이다. ‘APT.’(아파트)로 글로벌 히트를 친 로제를 비롯한 각 멤버들이 솔로 활동에서도 큰 대중적 인기를 끈 만큼, 완전체 컴백 시 파급력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전설적인 그룹 ‘오아시스’도 올해 10월 완전체로 내한한다. 오아시스는 형제인 노엘 갤러거와 리암 갤러거 간 갈등으로 2009년 밴드 해체를 선언하고 개별 활동을 해왔다.
봉준호 ‘미키 17’ 박찬욱 ‘어쩔…’
한국 영화를 대표하는 거장들의 신작이 한꺼번에 몰려온다. 거장들의 컴백은 극장가 침체기를 끝낼 수 있을까.
먼저 극장을 찾는 작품은 봉준호 감독의 <미키 17·사진>이다. 얼음으로 뒤덮인 우주 행성 개척에 투입된 복제 인간 ‘미키’의 이야기를 그린다. 미국 작가 에드워드 애슈턴의 SF소설 <미키 7>이 원작이다. 할리우드 스타 로버트 패틴슨이 주인공 미키를, 한국계 미국 배우 스티븐 연이 미키의 친구를 연기한다. CNN 등 미국 현지 매체는 <미키 17>을 2025년 기대작으로 꼽았다.
하반기에는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수가없다>가 기다린다. 갑자기 해고당한 제지업체 직원 만수가 아내와 두 자녀를 위해 재취업을 준비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다. 미국 작가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액스>를 원작으로 한다. 이병헌이 만수를, 손예진이 아내 미리를 연기한다.
올해 개봉이 기대됐던 나홍진 감독의 <호프>는 후반작업으로 인해 내년에야 만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고립된 항구 마을 호포항 외곽에서 미지의 존재가 목격된 뒤 실체를 수색하다 마을이 파괴될 위기에 놓인 주민들의 사투를 그린다. 황정민, 조인성 외에 마이클 패스밴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할리우드 스타가 출연한다. 제작비 500억원대로 역대 한국 영화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8번째 미션 임파서블·28년 후
2025년은 지난해에 이어 ‘속편의 해’가 될 예정이다. 두꺼운 팬층을 보유한 프랜차이즈 영화·시리즈가 속속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배우 톰 크루즈 주연의 첩보 액션 블록버스터 <미션 임파서블: 파이널 레코닝>은 5월 극장을 찾는다. 2023년 7월 개봉한 <미션 임파서블: 데드 레코닝 파트 원>의 2부이자 시리즈 8번째 작품이다.
6월에는 ‘걸작 좀비 영화’로 꼽히는 <28일 후>(2002) 시리즈 속편 <28년 후·사진>가 돌아온다. <28일 후>에서의 일이 있은 지 28년이 지난 때를 배경으로 섬 안에서 철저히 격리된 채 살아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린다.
11월에는 사랑스러운 디즈니 애니메이션 <주토피아 2>가 개봉한다. 전편 이후 9년 만의 후속작이다. 토끼 경찰 ‘주디’와 여우 ‘닉’이 주토피아를 발칵 뒤집은 미스터리한 파충류의 흔적을 쫓는 이야기를 담았다.
<아바타: 불과 재>는 12월 개봉해 올해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아바타>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로 <아바타: 물의 길>(2022) 이후 3년 만이다. 기존 나비족 외에 세계를 떠도는 유목 부족과 화산 폭발 이후 변한 재의 부족이 새롭게 등장한다.
인기 시리즈물의 후속작도 출격을 기다린다. 넷플릭스 역대 최고 흥행 시리즈인 <오징어 게임>, <기묘한 이야기>는 각각 시즌3와 시즌5로 돌아온다. 모두 각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한다.
테너 카우프만·지휘자 메켈레
세계 성악계 최고의 ‘슈퍼스타’로 꼽히는 테너 요나스 카우프만(사진)은 3월4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 리사이틀을 연다. 3년 전 팬데믹으로 인한 내한 공연 불발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는 기회다. 카우프만은 리사이틀에서 슈만, 브람스 등 독일 정통 가곡 레퍼토리를 들려준다. 카우프만은 3월7일엔 <토스카> <투란도트> 등의 아리아를 들려주는 오페라 콘서트도 연다.
20대에 세계 주요 교향악단의 수장에 올라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클라우스 메켈레는 파리오케스트라를 이끌고 6월11일 서울 예술의전당, 14~15일 롯데콘서트홀에서 공연한다. 협연자 임윤찬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4번을 들려준다.
세계 최정상 교향악단 베를린 필하모닉은 상임지휘자 키릴 페트렌코와 함께 2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11월7·8일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연주하며,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김선욱이다.
한국의 대표적 클래식 음악축제인 통영국제음악제는 3월28일~4월6일 열린다. 올해는 상주음악가 임윤찬과 선율, 선우예권, 문지영 등 클래식 음악가뿐 아니라 소리꾼 이자람의 공연도 열린다.
국립발레단은 <인어공주>로 화제를 부른 안무가 존 노이마이어의 대표작 <카멜리아 레이디>를 5월7~11일 초연한다. <맘마미아!> <위키드> <물랑루즈!> 등 인기 뮤지컬도 올해 다시 관객을 만난다.
뉴진스 전속계약 분쟁 어디로
그룹 ‘뉴진스’(민지, 하니, 다니엘, 해린, 혜인·사진)는 2025년 어떻게 활동하게 될까. 2022년 데뷔해 단시간에 신드롬급 인기를 끌며 K팝 최고 인기 그룹이 된 뉴진스와 소속사 어도어 간 벌이는 전속계약 분쟁이 어떻게 결론날지는 올해 대중음악계의 주요 이슈다.
뉴진스 멤버들은 지난해 11월29일부로 어도어와의 전속계약이 종료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재의 활동은 전속계약 종료 전 하기로 예정했던 스케줄이다. 멤버들은 이미 새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만들고 독자 활동을 하고 있다. 공식적인 자리에서는 ‘뉴진스’라는 그룹명도 쓰지 않고 있다. 어도어는 ‘뉴진스가 여전히 전속계약 상태임을 확인해달라’며 전속계약 유효확인 소송을 낸 상태다.
영화로 돌아온 백설공주·슈퍼맨
2025년에는 ‘전설’의 콘텐츠들이 귀환한다. 3월 개봉하는 디즈니의 실사 영화 <백설공주·사진>는 전 세계가 기다려온 작품이다. 고전 애니메이션 <백설공주와 일곱 난쟁이>(1937)를 재해석한 뮤지컬 영화다.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2023)로 데뷔한 라틴계 배우 레이철 지글러가 백설공주 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7월에는 미국의 대표 슈퍼 히어로 ‘슈퍼맨’이 영화로 돌아온다.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시리즈의 제임스 건이 연출과 각본을 맡았다. 10년 가까이 슈퍼맨을 연기한 영국 배우 헨리 캐빌의 뒤는 미국 배우 데이비드 코런스웻이 잇는다.
이보다 앞서 2월에는 마블의 <캡틴 아메리카: 브레이브 뉴 월드>가 선을 보인다. 오랜 부진을 겪고 있는 마블과 히어로 장르에 숨통을 틔워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