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밀 워니(30·SK)는 지난 14일 잠실 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24~2025 정관장 프로농구 안양 정관장과 홈 경기에서 29득점 16리바운드 10어시스트로 SK의 8연승을 이끌면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통산 5번째 트리플더블이다. 2019~2020시즌부터 SK 소속으로 KBL에서 뛰고 있는 워니가 처음으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한 것은 지난해 1월7일 정관장과 경기에서였다. 지난 시즌 2차례, 그리고 올시즌에만 3차례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기간으로 따지면 통산 5번의 트리플더블을 전부 1년 사이 쏟아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외국인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데 이어 올시즌에는 그동안 한 번도 수상하지 못했던 라운드 MVP를 1·2라운드 모두 휩쓸었다. 15일까지 평균 출전시간 1위(34분28초), 평균 득점 1위(24.5점), 평균 리바운드 1위(12.8개)다. 지금 워니는 최전성기를 달리고 있다.
농구인생에서 가장 잘 달리고 있는 지금 워니는 은퇴를 준비한다. 지난달 개인 블로그에 올시즌을 끝으로 은퇴하겠다고 써 SK가 발칵 뒤집혔다. 한 달이 지나는 동안 워니의 마음이 크게 바뀌지는 않은 듯 보인다.
은퇴 선언 이후 구체적인 설명을 한 번도 하지 않았던 워니는 14일 트리플더블 뒤 입을 열었다. ‘지금 은퇴하기는 너무 아깝지 않느냐’는 물음에 워니는 “올시즌 가장 집중을 많이 하고 있다. 이 선수들과 같이 하면서 행복하게, 축복받은 마음으로 농구하고 있다”며 “은퇴하겠다는 게 몸 상태나 기술, 기량 때문이 아니다. 시즌 막바지에 바뀔 수도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내 마음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은퇴를 거론한 이유는 말하지 않지만, 워니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친지들을 잃었고 구단에서는 이로 인해 인생관이 바뀐 것으로 보고 있다. 농구 그만 하고 가족과 함께 하겠다는 의지로 해석하고 있다.
놀랐던 주변에서도 일단은 의견을 존중해주고 있는 분위기다. SK 김선형은 ‘좀 말려야 하는 것 아니냐’는 말에 “물론 말리고 싶다. 처음에 듣고 굉장히 놀랐다. 하지만 오히려 존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람은 행복에 대한 가치관이 다 다르다. 선수가 가진 꿈이나 행복을 찾는 방법이 다 다르기 때문에 존중해줘야 할 것 같다. 어떤 방식이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워니가 실제 은퇴할지는 알 수 없다. 워낙 특급 활약을 하고 있는 터라 ‘은퇴’라는 말에 현실감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무엇보다 워니 스스로도 “시즌 막바지에는 (마음이) 바뀔 수도 있다”고 여지를 남겨두었다. 반드시 은퇴하겠다는 뜻이 아니라, 현재 기분은 올시즌까지만 뛰고 싶고 나중에 혹시 어떻게 마음이 바뀔지는 잘 모르겠다는 뜻이다.
워니는 “지난 시즌에 잘 했으니 올시즌에는 보여줄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마지막을 각오하고 독보적인 활약을 펼치는 워니 은퇴 선언이 일단은 선두 SK의 질주를 이끌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