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황금연휴’, 진짜 2만원으로 일본 갈 수 있을까?”

2025-04-15

황금연휴 앞두고 해외OTA ‘초저가 마케팅’…소비자 피해 우려도 커져

실제 결제 단계서 가격 구성, 환불 규정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 속출해

전문가들 “최종 결제 금액, 취소 수수료 조건 사전에 꼼꼼히 확인해야”

다가오는 5월 황금연휴를 앞두고 국내외 여행업계가 본격적인 모객 경쟁에 돌입했다. 5월 1일 근로자의 날부터 주말(3~4일), 어린이날과 부처님오신날이 겹친 5일, 대체공휴일인 6일까지 최대 6일간의 연휴가 가능해지면서 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행업계는 통상 연휴가 3일 이상 이어질 경우 국내여행보다 해외여행 수요가 상대적으로 높아진다고 분석한다. 이에 따라 항공권과 숙박 할인, 최저가 보장제 등 다양한 혜택을 앞세운 프로모션이 쏟아지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가장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곳은 글로벌 온라인 여행사(OTA)다. 막강한 자본력과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파격적인 할인 혜택을 내세우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트립닷컴은 일본행 항공권을 2만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슈퍼 데스티네이션’ 기획전을 진행 중이다. 인기 도시의 호텔은 최대 30%까지 할인하며, 현지 액티비티 상품에 대한 할인도 병행한다. 아고다 역시 특정 지역 숙소에 사용할 수 있는 할인 코드를 제공하며, 일부 숙박 상품에 대해선 최대 50% 할인 혜택을 적용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유혹적인 가격 뒤에는 불투명한 결제 구조와 불친절한 환불 정책 등 소비자 피해를 유발할 수 있는 요소들이 숨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처음에 표기된 금액과 실제 결제 금액이 다르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한국소비자원이 발표한 ‘2024년 국제거래 소비자상담 동향 분석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해외 직구 서비스 관련 소비자 상담 건수는 1만395건으로 전년(7029건) 대비 47.9% 증가했다. 이 가운데 항공권 및 숙박 예약 관련 불만이 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취소·환급 지연 및 거부’ 사례가 8954건(39.2%)으로 가장 많았다. ‘위약금·수수료 부당청구 및 가격 불만’ 건수는 3874건(17%)으로 전년 대비 무려 70.6%나 증가했다. 소비자원은 항공·숙박 등 서비스 관련 상담이 증가하면서 사업자의 판매 정책에 대한 불만이 함께 늘어난 것으로 분석했다.

소비자원이 해외 사업자의 소재지를 분석한 결과, 상담 건수가 가장 많은 국가는 싱가포르(44%)였다. 이어 △중국(홍콩) 20.2% △미국 9.2% △스웨덴 6.7% △말레이시아 2.7% 순이었다. 특히 싱가포르의 경우 상담 건수가 전년 대비 90.5% 증가했다. 아고다와 트립닷컴 관련 상담이 싱가포르 전체의 98.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소비자원은 “국제 거래 소비자 상담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피해가 많이 발생하는 경우 신속히 거래주의보를 발령하는 등 소비자 보호에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소비자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선 소비자 스스로가 결제 환경의 차이를 명확히 인지하고 꼼꼼히 확인하는 습관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OTA는 강력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끌어들이지만, 실제 결제 단계에서 가격 구성이나 환불 규정이 국내 플랫폼과 다르게 적용되는 경우가 많아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 사업자는 법적 분쟁 시 대응이 어렵다”며 “환불·취소 조건 또한 각국 법령이나 자체 정책에 따라 다르기 때문에 반드시 최종 결제 금액과 취소 수수료 조건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소비자 스스로의 주의뿐 아니라, 제도적으로도 글로벌 OTA와의 구조적 불균형을 보완할 수 있는 소비자 보호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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