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상호관세 정책 시행을 공언하면서, 무형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게임 산업 특성상 '무풍지대로 인식됐던 게임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 목록에 콘솔 게임기를 포함시키면서다.
이에 따라 콘솔 제조사들은 관세 직격타를 맞을 것으로 예상되며, 콘솔 게임 타이틀을 개발하는 게임사들에게도 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란 설명이다. 상대적으로 온라인 게임이 강세인 K게임에도 장기적으로 미국의 관세부과정책이 영향을 미칠지 여부에 관해 국내 게임 업계는 분분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콘솔 게임기를 관세 부과 대상에 포함시키면서 콘솔 디바이스에 최대 145%의 관세가 붙게 된다. 대부분의 콘솔 기기는 중국과 베트남 등 고관세율이 매겨진 지역에서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닌텐도의 '스위치', 소니인터렉티브엔터테인먼트(SIE)의 '플레이스테이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엑스박스' 등의 가격 상승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관세 부과 소식이 전해지자 닌텐도측은 '관세의 잠재적 영향을 평가해야한다'며 신제품 '스위치2'의 예약 주문 시기를 연장했다. 당초 '스위치2'의 예약주문일은 지난 9일이었다.

출시된지 5년된 플레이스테이션5(PS5)의 가격도 인상된다. 지난 14일 SIE는 유럽과 호주 등지에서 판매되는 PS5의 권장 소비자 가격을 올린다고 밝혔다.
유럽에서 판매되는 PS5 디지털버전은 기존 가격 대비 약 50유로 오른 499.99유로(한화 약 80만 원)에 판매된다. 영국의 PS5 디지털 버전 가격은 기존 대비 40파운드 비싸진 429.99파운드(한화 약 81만 원)가 됐다.
호주 PS5는 디지털 버전, 디스크 버전 모두 가격이 상승한다. 디지털 버전은 749.95호주 달러(한화 약 68만 원), 디스크 버전 829.95호주 달러(한화 약 75만 원)로 오른다.
이처럼 게임 콘솔 기기가 관세 정책에 영향을 받게 되면서 게임 시장 전체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 제시돼 주목된다.
그동안 무형 콘텐츠를 취급하는 게임 산업이 트럼프 관세 전쟁에서 '무풍지대'로 인식되던 것과 상반되는 의견이다.
현재 콘솔 제조사들은 일부 지역에 한정해 가격을 올렸지만, 이러한 가격 인상 기조가 전세계적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또한 콘솔 가격의 인상은 소비 축소를 유발하는 등 잠재적으로 시장 성장의 둔화를 야기할 수 있으며, 이는 콘솔 플랫폼을 겨냥한 신작을 개발중인 게임사들에게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기존의 콘솔 이용자들은 기기의 조작감을 선호해 충성도가 높은 편으로, 콘솔 가격 인상이 콘솔 게임 시장 비중 하락으로 직결되진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높은 관세로 콘솔 가격이 비싸진다는 것은 해당 시장 진입 장벽이 높아진다는 의미이므로 콘솔 시장 성장세의 둔화로 이어져 콘솔 개발사 뿐 아니라 콘솔 타이틀을 준비중인 게임 개발사까지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이효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