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큐 인사이트’ 두고 온 아이들, 탈북 여성들의 현실 조명

2025-05-28

29일 오후 10시 KBS1 ‘다큐 인사이트’는 ‘두고 온 아이들’을 통해 그림자처럼 숨어 지내는 재중 탈북민 여성들의 처참한 현실과 두고 올 수밖에 없던 자녀를 구출하기 위한 탈북 여성들의 목숨을 건 여정을 전한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고등학생 아들과 사는 북한 이탈 주민(탈북민) 명옥. 16년 전, 그녀는 아이를 업은 채 목숨을 걸고 탈북해 중국으로 갔지만, 그곳에서의 삶은 또 다른 고통이었다. 언제 체포되어 북송될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쉽사리 외출도 할 수 없었다. 신분증이 없어 제대로 된 직업을 가질 수도, 아파도 병원에 갈 수 없는 현실 속에서 몰래 일하며 하루하루를 버텨야 했다. 게다가 명옥은 어린 아들과 딸을 데리고 중국에서 숨어 지내던 중 딸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불법체류자라 경찰의 도움도 받을 수 없었던 명옥은 속만 태우다 7년 만에 미국행을 택했다.

딸의 행방을 수소문한 지 13년째, 어느 날 명옥은 중국에서 잃어버린 딸 현희를 찾았다는 연락을 받는다. 현희는 가족을 만나기 위해 메콩강을 건너고 명옥은 불안한 마음에 직접 라오스로 향한다. 두 번 다시 딸과 헤어지지 않겠다는 일념으로 북에서 온 엄마는 생을 건 여정을 시작한다.

■ 목숨을 건 탈북, 그러나 끝나지 않는 고통

“잡히면 북송되는데 북송되면 도살장 가는 거나 마찬가지죠” (고명옥, 북한 이탈 주민)

탈북은 대부분 중국을 경유해 이루어진다. 명옥 역시 첫째 현희, 둘째 정혁과 함께 두만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북했다. 굶주림에 지쳤던 가족은 목숨을 건 탈출 끝에 밝은 미래를 기대했지만, 현실은 냉혹했다. 정식 취업은커녕 병원조차 갈 수 없는 처지. 중국에서 이들은 불법 체류자라는 이유로 일상의 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했다. 잡히면 바로 북송된다는 공포 속에 명옥은 여러 집과 일자리를 전전하며 아이들과 하루하루를 겨우 버텼다.

■ 모진 삶에 딸의 손을 놓쳐버린 엄마, 명옥

“보고 싶어, 엄마가. 옛날에는 미웠는데 지금은 또 보고도 싶고” (김현희, 북한 이탈 주민 고명옥의 딸)

명옥은 신분을 들키지 않고 어떻게든 자식들을 먹여 살려야 하는 엄마였다. 아들과 딸이 어떻게 성장하는지 돌아볼 겨를도 없었다. 그저 북송을 피하고자 집 안에 잘 숨어 있기만 바랄 뿐이었다. 어느덧 딸 현희는 사춘기에 접어들었다. 학교에도 가지 못한 채 집에서 어린 동생을 돌봐야 했고, 모녀 사이의 골은 점점 깊어져 갔다. 어느 날 엄마와의 말다툼 끝에 집을 나가버린 현희는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신분이 드러날까 경찰에 신고조차 할 수 없던 명옥이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밤마다 미친 듯이 딸을 찾아 헤매는 것뿐이었다. 그렇게 7년의 세월이 지나 아들 정혁도 학교에 갈 나이가 되었다. 남은 아이를 지키고자 명옥은 다시 한번 목숨을 걸고 미국행을 택했다.

■ 딸을 찾기 위해 헤맨 엄마의 13년, 그 마지막 여정

“살아 있어 줘서... 현희야, 감사하다” (고명옥, 북한 이탈 주민)

어린 아들의 희망에 따라 한국이 아닌 미국행을 택한 명옥. 미국에 아는 이도 하나 없고 영어도 모르는 명옥은 아들에게 인간다운 삶을 주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았다. 다행히 아들은 잘 자라 대학 입학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명옥은 두고 온 딸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딸을 찾기 위해 수소문한 지 13년, 마침내 딸의 행방을 파악한 명옥은 갈렙선교회 김성은 목사의 도움으로 현희를 안전하게 중국에서 탈출시키는 데 성공한다. 가족을 갈라놓은 긴 세월을 넘어 드디어 만난 명옥과 현희, 그리움과 설움이 뒤섞인 모녀 상봉의 현장을 제작진이 함께한다.

다큐 인사이트 ‘두고 온 아이들’은 2025년 5월 29일 목요일 밤 10시 KBS1에서 방송된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