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7주년 앞둔 LG 구광모...'선택과 집중' 전략 속도 낸다

2025-06-27

"5년 뒤 생존할 기술에 지금 투자해야"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올해 취임 7주년을 맞이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그룹의 안정적 유지와 지속적인 발전을 위해 선택과 집중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계열사의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AI·배터리·클린테크 중심의 'ABC(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 전략'을 고도화하는 한편, 내부적으로는 고객 가치를 넘어 기술 중심 기조로 전환하며 체질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오는 29일 취임 7주년을 맞는다. 지난 2018년 5월 고(故) 구본무 회장 별세 후 경영권을 이어받은 구 회장은 취임 이후 '고객 중심 경영'을 지속해서 강조해왔다. 취임 이듬해인 첫 신년사에서 그는 "LG가 나아갈 방향은 고객이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후 매년 고객 중심 서비스 경험을 강조하던 구 회장은 최근 들어 미래 성장 동력으로 ABC 제시하고, 고객 가치 제고뿐만 아니라 기술 경쟁력 그리고 기업간거래(B2B) 사업 확대를 강조하며 그룹 전반을 이끌어나가고 있다.

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고객 경험 혁신은 결국 기술에서 출발한다"며 기술 중심 경영을 공개적으로 강조했다. 이는 기존 '고객 가치 중심' 철학에 기술이라는 축을 나란히 세우는 방향으로 경영 기조가 확장되고 있음을 뜻한다.

그룹 차원의 AI 아카데미,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조직인 LG NOVA, LG사이언스파크 중심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 등은 고객 경험뿐만 아니라 기술 기반 AI 생태계 확대를 위한 기반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 불필요한 사업은 정리...'선택과 집중' 고삐

구 회장은 지난 3월 첫 사장단 회의에서 "모든 사업을 다 잘할 수는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서 "그러기에 더더욱 선택과 집중을 해야한다"고 주문했다. 구 회장의 이 같은 언급은 지정학적 리스크가 높아진 가운데, 기업 경영 환경 역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는 것을 주시하면서도 잘 할 수 있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자는 취지다.

구 회장의 언급처럼 주력 계열사들은 각 사업부문에서 성과가 나는 것들을 중심으로 리밸런싱에 나섰다. 불필요한 건 빠르게 접고, 필요한 건 깊게 파고드는 식이다. 대표적으로 LG전자는 최근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손을 뗐다. 회사는 2022년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시작한 이후 완속·급속 충전기 등의 제품을 개발·출시해왔으나, 전기차 시장의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 장기화, 가격 중심 경쟁 구도 심화 등의 악재로 사업 종료를 결정했다.

LG전자는 향후 시장 유망성이 높은 HVAC(냉난방공조) 사업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가정용, 상업용 에어컨을 비롯해 칠러(초대형냉방기), 히트펌프,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등이 있다. LG전자는 냉난방공조 분야를 B2B 사업의 핵심으로 키워가고 있다. 특히 상업용 공조시스템 분야에서 기후, 건축 방식, 주거 행태 등 현지 특화 솔루션을 앞세워 싱가포르 등 대규모 수주 성과를 내고 있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최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생산시설에 1조2600억원 규모의 신규 투자를 단행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9월 중국 광저우 LCD 공장 매각 이후 국내에서 추진하는 첫 대규모 투자다.

이 밖에도 구 회장은 글로벌 사우스 전략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인도네시아를 찾아 동남아 주요 국가의 시장 트렌드와 사업 현황을 점검한 바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 경영진에게 그는 "5년 뒤에는 어떤 준비를 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어떤 선택과 집중을 해야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지 전략 마련에 힘써 달라"고 당부한 바 있다.

이처럼 구 회장은 안정적인 변화를 넘어 LG의 핵심 역량 기술과 주도권을 강화하는 체질 개선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경영 기조는 이제 시험대에서 벗어나 LG의 '뉴 노멀'로 자리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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