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국내에서 관측된 낙뢰가 1년 사이 두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발간한 기상청 ‘2024 낙뢰연보’ 따르면 지난해 관측 횟수는 14만5000회로 전년(7만3341회) 대비 99% 증가했다. 최근 10년(2015~2024년) 평균보다는 44% 많이 관측됐다.
전국 광역시·도 가운데 가장 많이 낙뢰가 떨어진 곳은 경북이었다. 2만2780회로 전체 관측 낙뢰의 16%를 차지했다. 이어 경기도(2만1742회), 경남(1만9649회)에 많은 낙뢰가 내렸다. 낙뢰가 가장 적게 떨어진 곳은 광주광역시로 673회를 기록했다.

낙뢰는 뇌우를 동반하는 구름과 지표면 사이에서 일어나는데, 여름에 집중된다. 지난해 낙뢰의 84%가 6~8월에 집중돼 최근 10년 평균과 비슷했다.
하지만 ‘월별’ 특성은 다소 차이가 나타났다고 기상청은 밝혔다. 6월은 평균보다 적게 관측된 반면 9월에는 상대적으로 많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작년에는 장마가 평년보다 늦은 6월 말에 시작되면서 비가 집중되는 시기가 뒤로 밀리면서 이런 특성이 나타났다"고 말했다.
낙뢰가 가장 많이 발생한 8월(6만3537회)에는 하루에 지난해 낙뢰의 19%가 떨어지기도 했다. 8월 5일(2만7431회)이었다.
이날은 연간 낙뢰가 가장 많이 관측된 날로 기록됐다. 전국 각지에서 강한 국지성 호우가 내렸다. 오후에 소나기 구름대가 강하게 발달한 뒤 정체하면서 시간당 30~50㎜의 매우 강한 소나기가 내렸고 전남 장성과 전북 정읍에는 한때 시간당 60.5㎜와 50.3㎜에 이르는 물폭탄이 떨어져 호우경보가 발효됐다. 비가 내리지 않는 지역은 폭염 경보가 내려진 극한 기상이 나타났다.
낙뢰 사고는 주로 산에서 발생하지만, 최근에는 해변에서 일어났다. 2023년 6월 강원도 양양 해변에 낙뢰가 떨어져 7명이 사망하고, 17명이 다치는 참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이와 관련 행정안전부는 5월부터 10월까지 낙뢰피해예방 대책 기간을 운영해, 낙뢰 예보가 있을 때는 외출을 삼가고, 야외 활동 시에는 안전한 장소로 대피하는 등의 안전 수칙을 강조하고 있다.

낙뢰는 기후변화로 대기 중 수증기가 증가하고, 호우 빈도가 높아질수록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낙뢰를 동반하는 비구름은 보통 시간당 많은 비를 뿌리는데, 이런 비구름의 출현 빈도와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서울에선 시간당 최다 강수량 기록 상위 20위 중 7건이 2000년 이후 발생했다. 김성묵 기상청 예보정책과장은 “낙뢰는 구름이 두껍게 형성돼 구름 안에서 얼음 알갱이와 수증기가 부딪치며 연직 운동을 할 때 나타날 수 있다”며 “점점 이런 구름이 많아지는 추세”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