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폭탄' 부메랑…자국 철강 가격 치솟고 있다

2025-03-02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우며 연일 강경한 관세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오히려 미국 내 물가 상승을 초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최근 미국산 철강 가격은 톤(t)당 900달러 이상으로 치솟았다. 이는 올 초 대비 약 25% 상승한 수준이다. 블룸버그는 “약 5주 전까지만 해도 철강 가격은 t당 700달러 미만이었지만, 이번 주 최대 1000달러까지 인상됐다”며 “지난해 초 이후 최대 수준”이라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1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해 25%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했다. 아직 시한이 남았는데도 철강 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관세 부과를 예상한 미국 철강업체들이 먼저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투자정보업체 울프 리서치의 팀나태너스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에 “현재 철강업체들이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이용해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결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수입산 철강은 빠르게 미국으로 들어오고 있다. 관세 부과 전에 이집트·알제리·말레이시아·브라질·베트남 등 세계 각국으로부터 철강을 미리 수입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렇다 보니 수입 철강 가격은 오히려 낮아지고, 반대로 미국산 철강 가격만 급등했다. 철강 리서치 업체 스틸 마켓 업데이트에 따르면 미국산 철강 제품인 열연코일 가격은 수입 철강보다 약 23% 비싸졌다.

구리·목재·자동차·반도체까지 관세 대상 품목이 확대되면서 미국 내에선 인플레이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원자재 수입가가 높아지면서 소비재 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여론조사업체 해리스폴이 미국 성인 2121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59%가 트럼프 관세 정책으로 일상용품 물가가 오를 것이라 응답했다. 물가가 내릴 것으로 본 응답자는 11%에 그쳤다. 또 관세가 경제에 나쁠 것으로 보는 의견(44%)이 경제를 부양할 것으로 보는 의견(31%)보다 많았다.

최근 미국 물가 수준도 심상치 않다. 1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는 전년 동월 대비 3% 증가했다. CPI 상승률이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6월 이후 반년 만에 처음이다. AP는 “관세 영향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지불하고, 이들은 가격을 올려 늘어난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려 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을 괴롭혔던 인플레이션을 근절하겠다던 선거 공약을 (트럼프 행정부가)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싱크탱크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는 중국·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완전히 시행될 경우, 일반적인 미국 가계당 연 1200달러 비용이 추가로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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