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父·백부 암살 진범 따로 있다” 타이레놀 때린 케네디 의심병

2025-10-23

트럼프 2.0, 파워맨 47인

1983년 9월 미국 사우스다코타주로 향하던 국내선 항공기 안에서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는 몸 상태가 급격히 나빠졌다. 다행히 공항에 착륙하자마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의료진으로부터 VIP룸에서 응급 처치를 받을 수 있었다.

케네디라는 성을 알아본 당국의 특별대우 덕분에 목숨을 건졌다. 하지만 수사관들이 그의 짐가방에서 헤로인을 발견하면서 마약 소지 혐의로 중범죄로 기소되는 건 피할 수 없었다. 로스쿨을 갓 졸업한 29살 때였다.

그로부터 이틀 뒤 케네디는 뉴저지주의 마약치료센터에 스스로 들어갔다. 이 시점 이후로 한 번도 마약에 손대지 않았다고 한다. 어렵게 마약 인생 14년에 종지부를 찍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를 2기 행정부 보건복지장관에 지명한 직후 뉴욕타임스가 전한 내용이다.

마약 소지 혐의로 처음 체포된 건 16세 때인 1970년 여름이었다. 아버지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상원의원이 암살당하고 2년이 지났을 때였다.

체포 당시 어머니가 "가문의 이름을 진흙탕에 처박았다"고 한 말이 지금도 기억난다고 이코노미스트 인터뷰에서 밝혔다. 아버지와 큰아버지의 암살 등 가족의 비극이 그를 갉아먹었다. 그가 9살이던 1963년 암살당한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그의 큰아버지다.

'충성심 검증'을 중요한 인선 기준으로 삼는 트럼프 2기에서 트럼프가 '적진'에서 넘어온 케네디를 보건복지장관에 임명한 건 이례적이다. 두 사람은 여러 면에서 판이하다.

트럼프는 평생 공화당원이고, 민주당 집안에서 태어난 케네디는 민주당 대선 후보까지 꿈꿨다. 트럼프는 패스트푸드를 즐겨 먹지만, 케네디는 "초가공식품은 독약"이라고 믿는다. 간헐적 단식을 하고, 자연에 가까운 게 좋다며 생유(살균하지 않은 원유ㆍraw milk)를 마신다. (전문가들은 저온살균하지 않은 생유는 인체에 치명적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

트럼프는 운동을 싫어하지만, 케네디는 근육질, 운동 애호가다. 햇볕에 그을린 웃통을 벗고 운동하는 동영상은 70대답지 않은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재생 횟수 수천만 뷰를 찍었다.

트럼프는 석유산업을 지지하는 반면에 케네디는 물과 공기의 안전에 천착하는 환경론자다. 라이프 스타일만 놓고 보면 케네디는 유기농 식품을 먹고 환경을 생각하는 진보주의자의 모습이다.

백신 문제를 놓고는 트럼프와 케네디의 입장이 묘하게 갈린다. 트럼프는 자신이 신속 개발을 주도한 코로나19 백신을 "기적"이라고 추켜세우면서도, 백신에 반대하는 지지자들을 의식해 팬데믹 당시 접종 권유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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