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무원 출신 콘텐츠 크리에이터 우자까(본명 우은빈)가 불의의 사고 후 의지를 다진 이야기를 전했다.
8일 방송된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에 출연한 우자까는 자신이 머리뼈 40%를 잃고도 모습을 드러내고 활동하는 이유를 밝혔다.
우자까는 “저는 이전에 승무원, 은행원 그리고 작가, 강사로 활동했다. 지금은 명칭실어증 환자로 살아가고 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사고 당일을 떠올리며 “승무원 취업 특강을 위해 학생들을 만나러 가는 길에 뒤로 넘어지면서 머리를 크게 부딪혔다. 그렇게 그날의 기억을 모두 잃었다”라며 “집 앞에서 다친 상태로 발견됐다. 머리가 깨지면서 뇌출혈과 뇌부종도 발생했다. 뇌출혈이 심해서 좌뇌 95%가 손상됐다. 왼쪽 귀와 전두엽 밑으로도 피가 쏟아져서 후각 신경세포, 시각 신경세포 모두 손상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수술 전 의사 선생님이 가족들에게 ‘살아날 확률이 20~30%입니다’라고 했다더라. 수술 중에도 사망할 확률이 매우 높고, 살아나더라도 언어, 인지, 청각 장애, 30대 여성으로서 온전한 삶을 살아갈 수 없을 거라고 했다더라”라고 말했다.
당시 우자까의 가족들은 ‘살아만 나라’고 기도했다고. 우자까는 일주일 만에 눈을 떴지만, 아빠를 제외한 가족들을 알아볼 수 없는 상태가 돼 있었다. 우자까는 “저는 결국 왼쪽 머리뼈 5분의 2를 들어내는 개두술을 받아야 했다”고 전했다.
당시 심정에 대해 “진짜 암담하고 절망적이더라. 어떻게 내가 이렇게 생길 수가 있지? 심지어 내가 침을 삼키니까 뇌가 움직이는 게 다 보이는 것”이라며 “누가 머리를 칼로 찌르고 망치로 두드려서 맞는 거 같았다. 또 언어 장애를 겪게 됐는데, 단어를 기억하지 못했다. 의사 선생님이 가족에게 ‘다시 어린아이가 되었다고 생각하세요’라고 했다더라. 그렇게 저는 34살에 다시 어린아이가 되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언어 장애를 얻었지만 끝없는 훈련과 가족의 응원으로 인해 다시 말할 수 있게 됐다는 우자까. 한쪽 머리뼈가 움푹 파인 채로 그는 생의 의지를 다지며 유튜브와 강연 활동을 이어왔다. 우자까가 다치고 나서 달라진 자신의 모습을 숨기지 않은 데는 이유가 있었다고.
우자까는 “제가 다치고 나서 반쪽이나 없어진 머리를 보면서 인터넷으로 머리뼈 없는 사람들을 찾아봤다. 저처럼 머리뼈가 드러났지만 잘 살아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면 위안이 될 것 같았다”고 말했다.
그는 “단 한 명도 찾을 수 없었다. 의사 선생님이 분명 나와 같은 사람이 꽤 있다고 했는데 왜 아무도 볼 수가 없지? 그러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더라. ‘다 나처럼 숨어서 우리 같은 사람을 찾고 있는 건 아닐까? 그렇다면 내가 먼저 다 드러내고 말을 먼저 건네 볼까?’ 그래서 저는 먼저 다가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렇게 저는 한국 최초로 머리뼈가 없는 모습을 영상과 사진으로 공개한 사람이 됐다. 머리가 찌그러진 모습을 솔직하게 공유하며 영상을 올린 게 신기했는지 많은 뉴스와 해외 매체에서 기사화했고 응원해 주는 댓글도 정말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좋지 않은 시선도 있었다. 우자까는 “‘토 나온다’, ‘징그럽다’, ‘밥맛 떨어진다’, ‘치료나 받아라’, ‘남편이 불쌍하다’ 이런 악플도 정말 많았다”며 “하지만 저는 악플에 얽매이면서 불행해지지 않았다. 머리와 뇌 손상을 입은 분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줄 수 있다는 긍정의 힘을 쏟아부었다”고 털어놨.
그러면서 “여러분들도 어떤 아픔을 마주하더라도 힘들고 우울한 일이 있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말았으면 한다. 저를 보세요. 여러분 앞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지 않나. 그러니 자기 자신에 대해서 절대 부끄러워하지도, 숨지도 마셔라. 저도 앞으로 이렇게 나아지는 모습 계속 보여드리겠다”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서다은 온라인 뉴스 기자 dad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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