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생물보안법 시동에…韓유전체기업 '미소'

2025-10-28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겨냥해 추진 중인 ‘생물보안법’이 연내 시행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들이 미소 짓고 있다. 유전체 정보를 국가 안보로 보는 기조가 강해지면서 중국 기업 대신 미국 현지에 법인을 둔 한국 기업이 선택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상원은 최근 중국 바이오기업과 거래를 제한하는 생물보안법을 국방수권법 개정안에 포함해 통과시켰다. 생물보안법은 지난해 처음 발의됐지만 규제 기준이 모호하다는 이유로 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상·하원 조정 절차를 거쳐 연내 입법이 완료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서명 후 정식 발효될 예정이다.

작년 초안과 올해 개정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우려 기업 명시 여부다. 지난해 초안에는 중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우시바이오로직스, 우시앱텍과 유전체분석 기업인 BGI, MGI, 컴플리트지노믹스 등이 거래를 제한해야 하는 우려 기업으로 명시됐었다. 올해는 우려 기업이 언급되진 않았지만 유전체 진단·분석 기업을 견제하는 움직임은 여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의 유전체 분석 기업인 BGI·MGI는 미국 국방부가 지정한 '중국군 연계기업 리스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오기환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장는 "CDMO기업은 우려 기업으로 등재되기까지 시간이 소요될 수 있어서 유전체 기업들이 먼저 수혜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며 "최근 미국이 자국민 유전자 데이터의 해외 유출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미국 기업들이 대체 파트너로 미국 현지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업을 찾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미국 현지에 법인을 보유한 국내 유전체 분석 기업이 주목 받고 있다. 마크로젠(038290)은 미주 법인인 소마젠을 중심으로 미국국립보건연구원(NIH), 미국 전역 대학 등에 게놈 분석 및 유전체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소마젠은 지난해 이미 중국 유전체 기업 '노보진' 수주 물량을 흡수해 반사이익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마크로젠 관계자는 "지난해 소마젠은 미국 국립보건원(NIH) 산하 기관으로부터 1만 명 이상 규모의 유전체 분석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등 미국 내 주요 연구재단과의 협력 계약이 이어지고 있다"라며 "현지 분석 선호 강화를 수주 증가 배경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공지능(AI) 기반 희귀유전질환 진단 기업인 쓰리빌리언(394800)도 수혜기업으로 꼽힌다. 회사는 이달 미국 델라웨어주에 자회사 '쓰리빌리언US'을 설립해 현지 영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미국소아과학회(AAP)가 최근 발달지연·지적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전장엑솜(WES) 및 전장유전체(WGS) 검사를 1차 검사로 권고하는 새로운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쓰리빌리언 진단 기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WES·WGS 진단 기술을 보유한 쓰리빌리언은 수백만 개의 유전변이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석해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 회사 관계자는 "내년부터 미국 내 병원 및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본격적인 진단 서비스와 파트너십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법인은 현지 보험 시장 진입을 위한 핵심 거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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