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년 가까이 내전이 벌어지고 있는 북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수도 하르툼을 탈환했다고 밝혔다.
수단 군부 최고 지도자인 압델 파타 부르한 총사령관은 26일(현지시간) 하르툼의 대통령궁에서 반군인 신속지원군(RSF)을 몰아냈다며 “하르툼 해방”을 선언했다.
내전 초기 RSF가 하르툼 대부분을 신속하게 장악함에 따라 정부군이 대통령궁을 탈환한 것은 약 2년여 만이다.
정부군은 또한 수도 남쪽에 있는 RSF의 군기지를 장악했으며, 이곳이 하르툼 일대에 있는 반군의 마지막 주요 거점이라고 밝혔다.
최근 정부군이 수도를 비롯한 중부 일대를 속속 탈환하며 이곳에서 밀려난 RSF는 다르푸르 등 서부 일대에서 통제를 강화하고 있다. 내전 장기화로 사실상 국가가 분할될 위기에 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단은 1956년 영국과 이집트로부터 독립한 이후 잦은 내전을 겪어 왔으며, 2023년 4월 군벌 간 권력투쟁으로 무력 충돌이 발발하며 또다시 내전에 휩싸였다.
부르한 총사령관이 이끄는 군부와 모하메드 함단 다갈로 사령관이 이끄는 RSF는 2019년 함께 쿠데타를 일으켜 30년간 수단을 통치해온 독재자 오마르 알바시르를 축출하는 등 한때 협력 관계였다.
두 세력은 이후 세워진 민간 과도정부를 2021년 재차 쿠데타를 통해 무너뜨린 후 줄곧 권력 다툼을 벌여 왔다. 2023년 4월 정부군이 RSF를 편입하겠다고 통보하자 RSF가 이에 반발해 하르툼을 선제공격하며 유혈 사태가 벌어졌다.
2년여에 걸친 내전으로 2만8000여명이 숨졌고 인구의 약 30%인 1400만명 이상이 난민이 됐다. 수단 내전은 21세기 분쟁 중 가장 많은 난민을 발생시킨 사태로 꼽힌다. 이 가운데 차드, 이집트, 에티오피아 등 주변국으로 도피한 이들이 350만명에 이른다.
내전이 장기화하면서 살인, 성폭력, 납치 등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폭력이 최악의 상황에 이르렀다는 경고도 나왔다. 유엔은 수단 내전을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 위기 중 하나”라고 규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