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산업이 전기차 충전 서비스 시장에 뛰어든다.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으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해졌지만 산업의 잠재 성장성을 고려해 충전 서비스 시장 진출을 결정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대성산업은 복수의 전기차 충전 서비스 업체를 만나 기존 운영 설비 인수를 논의하고, 일부 업체와는 계약을 완료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업 전체를 인수하는 방식이 아닌 수익성이 높은 지역 일부 설비만 사들이는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대성산업과 협의 중인 상대 업체들은 1만기 이상의 충전기를 보유한 곳으로, 시장 침체에 따른 운영비 충당을 위해 이해관계가 일치, 일부 설비를 매각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성산업이 사업 개시 전부터 기존 운영 설비부터 인수하는 건 정부 보조금 때문이다. 정부는 전기차 충전기 설치 보조금 사업자를 선정할 때 보유 운영 설비대수로 점수를 부여한다. 100기 이상을 보유해야 관련 평가항목에서 배점 만점을 받아 보조금 대상 선정에 유리한 데, 대성은 이제 막 사업을 시작하는 만큼 운영 실적이 없어 이를 보완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보조금이 있어야 충전기를 설치하거나 서비스를 제공할 때 부담이 덜하다. 정부는 매년 1분기 중 전기차 충전 설치보조 사업을 공고한다. 대성산업은 내년 초까지 설비 인수를 완료하고 사업자 등록절차까지 마칠 것으로 예상된다.
대성산업이 전기차 충전 서비스 사업에 진출하려는 건 현재 진행 중인 주유소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대성산업 석유가스사업부는 GS칼텍스 최대 일반 대리점이다. 작년 기준 59개소를 전국에 운영 중이다.
경기침체로 전기차 시장이 주춤한 상황이지만 '내연기관차→전기차'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흐름으로 보고 신규 사업의 기회로 여긴 것으로 해석된다.
대성산업 관계자는 “신사업으로 전기차 충전 서비스를 추진하는 건 맞지만 구체적 내용을 밝히기는 이른 시점”이라고 말을 아꼈다.
전기차 시장이 캐즘으로 '옥석 가리기'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충전 서비스 분야에서도 격변이 예상된다. 충전 서비스 업계 역시 구조조정을 겪고 있기 때문에 대성산업에 이어 추가적인 신규 사업자가 나오거나 새 판이 짜여질 지 주목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견기업인 대성산업은 중장기 사업 성장성에 베팅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