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꽃축제에 열광한 ‘불꽃 민폐’···주거지 침입에 뗏목 유람까지

지난 5일 열린 ‘2024 서울세계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몰려든 인파로 주말 저녁 서울 도심이 큰 소동을 빚었다. 불꽃축제 명당을 선점하기 위해 아파트에 난입하거나,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거슬러 오르는 이들도 있었다. 도심 곳곳이 차량 정체로 몸살을 앓았고, 고질적인 쓰레기 방치 문제도 다시 등장했다.

경기 김포소방서는 전날 오후 7시5분쯤 서울 강서구 행주대교·마곡철교 사이 한강에서 A씨(44)가 모는 목선 보트를 발견해 A씨 일행을 한강경찰대에 인계했다고 6일 밝혔다. A씨가 운항한 목선 보트에는 뗏목이 연결돼 있었고 이 뗏목에는 3명이 탑승해 있었다.

불꽃축제 안전 순찰을 나선 수난구조대는 이들을 고속구조보트로 옮긴 후 보트·뗏목을 마곡철교 남단 구조물에 묶었다. 이후 A씨 등 4명은 한강경찰대에 넘겨졌다. 이들은 불꽃축제를 보고 기념사진 등을 찍기 위해 이동 중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불꽃축제를 보기 위해 다른 사람이 사는 주거지에 무단 침입한 사례들이 알려지며 누리꾼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았다. 한 커뮤니티에는 간의의자와 와인을 들고 온 관람객 일부가 불꽃축제가 보이는 아파트 복도를 지키고 있다가 거주민들의 항의를 받았다는 사연이 게시됐다. 현관문 앞에 의자를 놓고 불꽃축제를 보거나, 남이 사는 집 앞에서 시끄럽게 떠들어 쫓겨난 사례도 있었다.

서울 도심은 극심한 차량 정체를 겪었다. 마포대교 북단 등 여의도 인근의 주요 도로가 전면 또는 부분 통제되면서 이날 내내 인근 도로는 차량 정체가 이어졌다. 노량진 사육신공원, 노량진 수산시장, 용양봉 저정공원, 노량진 축구장 등의 출입이 통제됐고, 5호선 여의나루역에서는 지하철이 정차하지 않고 통과했다.

관람객들이 떠난 자리에 남겨진 쓰레기도 산더미를 이뤘다. 공원 잔디밭 곳곳에 나무젓가락과 종이컵, 일회용 돗자리와 식기 등이 남았고 대형 쓰레기 수거 그물망도 비닐봉지 등 쓰레기로 넘쳤다.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열린 불꽃축제에는 107만여명의 관람객(주최 측 추산)이 참여했다. 경찰이 2417명의 인력을 동원해 인파 관리를 지원하는 등 유관기관이 안전 관리에 집중하면서 행사는 큰 사고 없이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