폼 미쳤다! 물올랐다, 윤경호

2025-08-10

폼 미쳤다. 물이 올랐다. 대세로 거듭난, 배우 윤경호를 두고 하는 말이다.

윤경호는 2025년을 기점으로 커리어 하이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데뷔 24년만에 분명히 가파른 상승세다. 올해 초 공개된 OTT플랫폼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부터 최근 개봉작 ‘좀비딸’까지 내놓는 작품마다 연기 호평은 물론 흥행까지 이뤄나가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중심에 서고 있다. 게다가 입담까지 놓치지 않으니, 유튜브와 채널 예능에서도 그의 진가가 빛나고 있다.

10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결과 윤경호가 출연한 ‘좀비딸’은 전날 35만3491명이 관람해 박스오피스 1위를 지켰다. 누적관객수 302만5704명으로, 개봉 11일만에 300만명을 돌파했다. 2025년 전체 박스오피스 5위에 등극한 흥행 기록이자 올해 개봉작 중 가장 빠른 속도다.

‘좀비딸’의 흥행 행보에는 윤경호의 지분이 크다. 극 중 ‘정환’(조정석)의 친구이자 든든한 조력자 ‘동배’ 역을 맡아 토르 분장까지 하는 등 웃음 해결사로 나선다. 과하지 않지만 적재적소 코믹 요소를 MSG처럼 톡톡 뿌려대며 조정석과 티키타카로 재미를 더한다.

그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최근 스포츠경향과 인터뷰에서 “조심스럽지만 흥행한다면 내게도 조금 지분이 있지 않을까 싶다. 올해 초 ‘중증외상센터’부터 지금까지 내가 하는 것마다 사랑을 받아왔기 때문에, 이번 영화만큼은 내 기여도가 티켓으로 반영되지 않을까 약간의 기대감이 있다”고 해 웃음을 선사했다.

그의 자신감은 허황된 게 아니었다. 유튜브 채널 ‘핑계고’에 출연해 예능 캐릭터로서 매력도 100% 입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공개된 방송에서 윤경호는 조정석, 이경은, 조여정 등과 함께하며 자신의 에피소드를 방출했는데 그 양이 어마어마하고 웃겨서 진행자인 유재석이 배꼽을 쥐게 했다. 그때문에 별명이 ‘1절만’이라는 것도 새롭게 알려져 호감도를 높였다. 이후 tvN ‘유퀴즈 온더 블록’에 나와서도 ‘1절만’ 캐릭터를 그대로 이어가며 단발성 출연자가 아니라 예능에서 탐낼 재목으로 입지를 높였다.

윤경호 활약에 입질이 오기 시작한 건 ‘중증외상센터’부터다. 그는 극 중 항문외과 한유림 교수 역을 맡아 극의 활력을 불어넣었다. 초반엔 원장에게 아부하며 외과전문의 백강혁(주지훈)에게 사사건건 시비를 거는 빌런이었지만, 중반 이후 백강혁이 자신의 딸을 살려주자 ‘강혁바라기’를 자처하면서 귀여운 캐릭터로 변모한다. 예측하지 못한 사랑스러운 면모에 작품 공개 이후 윤경호에겐 ‘유림핑’ ‘항유림’ 등 여러 별칭이 붙으며 인기를 체감케했다.

이후 팬데믹 여파로 강제 휴식기가 처해질 뻔한 그에겐 꽃길이 열렸다. “올해 1~4월엔 작품 제안이 없어서 겸사겸사 휴식을 가져야겠다 생각도 햇지만 한편으론 ‘요즘 정말 작품이 없고 나도 거기서 영향을 받는구나’ 조바심이 났다. ‘애가 둘이니 허리띠를 졸라매야하나’ 싶었는데 ‘중증외상센터’ 이후 반응이 뜨거워지더니 특별출연 제안도 많이 와서 5월까지 어떻게 시간이 지나가는지 모르게 바쁘게 돌아갔다”는 그의 말에서 ‘윤경호’ 이름 석자가 얼마나 뜨겁게 떠올랐는지 알 수 있다.

어쩌면 배우로서 잘 살기 위해 오랫동안 인내하고 좋은 성정으로 주변을 대했던 보상이 돌아오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지난 2002년 ‘야인시대’ 단역으로 데뷔한 이후 숱하게 오디션을 떨어지면서도 단역에서 주변인물로, 주변인물에서 조연으로, 조연에서 중요인물로 단계를 밟아온 24년의 노력이 그를 배반하지 않은 셈이다.

또한 인간적이고 소탈한 성격 또한 대중이 그를 사랑할 수밖에 없게 한 요소다. 이는 최근 인터뷰 첫 인사에서도 엿볼 수 있었다. 많은 기자가 자신을 위해 인터뷰 자리에 온 게 처음이라며 두 손으로 입을 가린 채 ‘어머’를 연발하고 아이처럼 설레어하던 윤경호.

“나에 대해서 관심 가져준다는 걸 느껴본 적이 없어서 감개무량해요. 언론배급 시사회 기자간담회 때도 마이크를 쥐어본 적이 없었는데요. 지금 기분이 정말 좋아요. 정말 다들 제가 궁금해서 여기까지 온 거 맞죠? 진짜 행복합니다. 아침에 그 교통 체증을 이겨내고 여기까지 와줘서 너무 감사합니다.”

윤경호는 이 순간을 간직하고 싶다며 기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자신의 휴대전화로 기념 사진 한장을 촬영했다. 그리곤, 가슴을 진정시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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