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가 남아시아 네팔에서 약 50억원 규모 데이터 센터 설립 계약을 따냈다. 미국 등 주요 국가의 고강도 경제 제재 영향권에서 벗어난 남아시아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30일 네팔 현지 매체와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최근 네팔 텔레콤(Nepal Telecom)과 데이터 센터 설립을 위한 투자의향서(LOI)를 체결했다. 총거래 규모는 4억 8400만 네팔 루피(약 350만 달러·약 50억원)다.
화웨이와 네팔 텔레콤은 네팔 수도 카트만두(Kathmandu)에 데이터 센터를, 바이라와(Bhairahawa) 지역에는 재해 복구 센터(DR)를 세울 예정이다. 재해 복구 센터는 데이터 센터 장애로 인해 생길 위험을 최소화하는 센터다.
화웨이는 최대 6년 동안 네팔 텔레콤의 통신 인프라 구축과 운영 관리 자원 등을 제공해 네팔 텔레콤의 데이터 처리 시스템을 현대화하는 데 주력할 전망이다.
네팔 텔레콤은 이번 계약을 회사 수익성 기틀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국영 이동통신사인 네팔 텔레콤은 현지 1위 이동통신사업자로 입지를 다져왔지만, 최근 요금제 하락과 과도한 세금 지출로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네팔은 법적으로 이동통신사 수입의 50% 가량을 세금과 수수료로 거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웨이는 이번 계약을 통해 네팔 통신 시장에서 입지를 한층 더 강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미국, 인도, 유럽 일부 지역에서 고강도 경제 제재로 인해 시장 확대가 제한되고 있지만, 외부 압력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남아시아 및 일부 개발도상국에서는 여전히 주요 통신 인프라 공급업체로서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실제 네팔 텔레콤의 2G, 3G, 4G 등 네트워크 인프라 핵심 시스템 대부분은 화웨이가 주도해 운영 중이다. 2G, 3G 인프라의 경우는 90% 이상 화웨이가 담당한다. 또 다른 현지 이통사인 엔셀(Ncell) 또한 ZTE와 화웨이 장비를 병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의 추가 계약도 점쳐진다. 네팔 텔레콤은 데이터 센터에 들어갈 연결 스위치, 라우터, 방화벽 등의 장비를 위한 별도 입찰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영역 또한 화웨이가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또 네팔 텔레콤은 향후 3년간 광대역 통신망(FTTH), 롱텀에볼루션(LTE)기반 음성 서비스(VoLTE) 확장을 위한 12억 네팔루피(약 125억원)의 투자를 추진 중인 만큼 추가 장비 공급 수요가 있다.
네팔 통신 시장은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루고 있다. 인도 시장 조사 업체 모르도 인텔리전스(Mordor Intelligence)에 따르면 지난 2011년 네팔 인터넷 사용자는 전체 9%에 불과했으나, 작년 약 37.7%로 증가했다. 네팔 인구는 작년 기준 약 2970만명이다. 전체 이동통신 시장은 작년부터 연평균 7%의 성장률이 예상된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