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곤 i-SMR 기술개발사업단장
“신재생만으로 전력 소모량 대체 못 해
설계부터 제작까지 수많은 과정 반복
책임감 크지만 긴 시간 개발 힘쓰고파”

“소형모듈원자로(SMR) 개발은 안전성과 경제성, 유연성을 동시에 충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반드시 해야 하는 일입니다.”
김한곤(사진) 혁신형SMR(i-SMR)기술개발사업단장은 최근 대전 유성구 사업단 사무실에서 가진 세계일보와 인터뷰에서 “기후변화가 사기가 아니라면 SMR 시대는 무조건 온다”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폐쇄해야 하지만, 신재생에너지만으로는 인류가 써야 하는 어마어마한 양을 대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김 단장은 한국수력원자력 중앙연구원 연구원장 출신으로, 원전 수출 성과를 낸 한국형 원자로 APR1400 개발을 이끈 데 이어 i-SMR 개발도 맡고 있다.
김 단장은 SMR 설계와 관련, “기본설계를 할 때는 안전성이 우선이고, 표준설계로 구현해가면서 부품, 제작 등은 경제성을 염두에 두고 의견을 듣고 조정해가고 있다”며 “SMR는 훨씬 더 안전해야 하고, 경제성을 확보해야 시장에 나올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기존 원전은 전기만 생산하지만 SMR는 수소 생산, 중공업 증기 공급 등 여러 분야에 맞춤으로 제공해야 한다는 점도 중요하다”고도 덧붙였다.
김 단장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기술적 도전을 매 단계에서 마주하고 했다. 기본 원자로용기와 노심, 펌프 등 하드웨어와 자율운전기술 등 소프트웨어를 각 기관이 맡아 개발하고, 문제가 생기면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해결하고 다시 연구하는 과정을 반복하고 있다. 그는 “설계 능력도 필요하고, 제작도 특수기술이 더해져야 한다”며 “자체 혁신기술을 연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만 하는 것도 아니다”고 말했다.
APR1400 노형 개발과의 난이도를 묻자 김 단장은 “전체적으로 보면 비슷한 것 같다”며 “APR1400은 100만개 부품 중 어디서 문제가 터질지 몰라 어려웠고, SMR는 참조할 것이 없어 맨땅에 세우는 것이라 어렵다”고 평가했다.
김 단장은 신속한 i-SMR 개발과 준공을 위해 규제기관과의 긴밀한 소통을 강조했다. 설계가 다 끝났는데 이제 와 안 된다고 하는 불필요하고 부담스러운 상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SMR는 누구도 첫 번째가 되기를 원치 않는다. 누군가 성공하길 지켜보고 있다”며 책임감과 부담감을 드러냈다.
원전 전문가로 원전을 둘러싸고 외부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김 단장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기술개발자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며 “기술개발은 10년 넘는 오랜 시간이 든다. 장기간 긴 호흡으로 꾸준히 봐주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대전=이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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