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은 라커룸 TV로, 후반은 우산 쓰고 벤치서 봤다…‘사우나 폭염’ 클럽 월드컵 진풍경

2025-06-22

보루시아 도르트문트(독일)가 ‘사우나 같은’ 무더위 속에서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에서 가까스로 승리를 거뒀다.

도르트문트는 22일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TQL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F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공)를 4-3으로 꺾고 승점 3점을 추가했다. 이로써 도르트문트는 1승1무(승점 4점)로 조 선두로 올라섰다.

유럽 팀들에겐 익숙하지 않은 한낮 32도 폭염 속에서 경기가 진행됐다. 도르트문트 교체 선수들은 전반전을 라커룸 TV로 관전하고, 후반에는 벤치 그늘에서 우산을 쓴 채 대기하는 진풍경도 펼쳐졌다. 니코 코바치 도르트문트 감독은 “사우나에 다녀온 것처럼 땀이 줄줄 흐른다”며 “우리가 최상의 경기력을 내지 못한 이유”라고 불만을 드러냈다.

도르트문트는 경기 초반부터 예상치 못한 선제 실점을 허용하며 고전했다. 전반 11분 선다운스의 루카스 히베이루가 하프라인 근처에서 단독 돌파 후 강력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그러나 5분 뒤 선다운스 골키퍼 론웬 윌리엄스의 어이없는 실수가 나오면서 도르트문트의 펠릭스 느메차가 쉽게 동점골을 기록했다. 이후 도르트문트는 전반 34분 세르후 기라시의 헤더 골, 전반 45분 조브 벨링엄의 데뷔골로 전반을 3-1로 앞선 채 마쳤다. 벨링엄은 선제 크로스를 윌리엄스 골키퍼가 쳐낸 것을 가슴으로 트래핑한 뒤 방향이 살짝 바뀐 볼을 오른발로 침착하게 마무리했다. 벨링엄은 형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의 두 살 어린 동생이다. 지난 6월 선덜랜드에서 이적한 벨링엄은 “이 장면을 어린 시절부터 수없이 연습해왔다”며 “도르트문트 팬들이 형을 응원하던 ‘Hey Jude’ 노래를 내게 불러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후반 초반에는 도르트문트의 다니엘 스벤손이 올린 크로스를 선다운스 수비수 쿨리소 무다우가 자책골로 연결하며 스코어는 4-1까지 벌어졌다. 선다운스는 이후 두 골을 몰아치며 경기를 혼돈으로 몰고 갔지만 승부를 뒤집지 못했다. 결국 후반 초반 상대 자책골이 도르트문트의 결승골이 된 셈이다. 경기 직후 선다운스를 이끄는 미겔 카르도소 감독은 “결과는 아쉽지만 선수들은 자랑스럽다. 최고 유럽 팀을 상대로 멋진 경기를 했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에서 열리는 이번 클럽 월드컵은 높은 기온으로 인해 모든 경기에서 쿨링 브레이크가 도입됐고, 각 팀들은 낮 경기 혹서 조건에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앞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마르코스 요렌테는 “발톱까지 뜨겁다”며 로즈볼에서의 폭염을 지적했다.

도르트문트는 오는 26일 울산 HD와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이날 승리로 선두에 오른 도르트문트는 16강 진출 가능성을 높인 반면, 선다운스는 같은 날 플루미넨세와의 일전을 벼랑 끝 승부로 치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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