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세실업, 환율 급등 ‘호재→부담’ 됐다

2025-03-04

[FETV=김선호 기자] 전문 의류제조 기업인 한세실업이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실적이 저하되는 결과가 도출됐다. 동남아시와 남미 6개국에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대미 수출하는 구조 속에 과거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하다 지난해 손실이 커지는 결과로 이어졌다.

최근 한세실업은 연결기준 지난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2% 증가한 1조7978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413억원으로 16% 감소했다. 당기순이익은 47.2% 감소한 591억원으로 영업이익보다 더 큰 폭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대해 한세실업은 영업이익이 감소하고 영업외비용이 증가한 건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한 외화 환산손실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미수출에 따른 매출이 대부분 달러로 발생해 환율 상승이 호재로 작용하다 지난해에는 오히려 실적을 저하시킨 셈이다.

구체적으로 외화 원재료 매입 당시 발생한 외화 차입과 지난해 말 외화 차입금 잔액의 환율 차이가 손실로 이어졌다. 원재료를 구매하면서 차입한 외화가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화로 환산할 시 부담이 커지는 구조가 된 것으로 분석된다.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매출이 2조원을 돌파한 건 2022년이다. 해당 연도에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2048억원, 179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1.9%, 68.3% 증가했다. 연결기준 손익계산서 상에 반영한 해외사업환산손익도 81억원에 달했다.

이 가운데 2023년에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하기는 영업외비용보다 수익이 더 증가하면서 실제 2023년 당기순이익은 1120억원으로 30.8% 증가했다. 기타수익‧비용 중 외환차익과 차손, 환산이익과 손실 간 차이도 크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급격한 환율 상승으로 인해 원재료 매입 시 차입한 외화가 지난해 말 원화 환산 과정에서 외화부채환산손실로 이어졌다. 더군다나 환율이 달러당 지난해 9월 1312원에서 12월 1477원으로 상승했다.

이에 대해 한세실업은 외화거래는 거래일 환율 또는 재측정되는 항목인 경우 평가일의 환율을 적용한 기능통화로 인식하고 외화거래의 결제나 화폐성 외화 자산‧부채의 환산에서 발생하는 외환차이는 당기손익으로 인식된다고 사업보고서에 기재했다.

특히 외환위험에 대해 외화로 표시되는 채권과 채무에 대한 환노출을 주기적으로 평가, 관리 및 보고하고 있는 중이다. 이에 따라 주요 외화에 대한 기능통화의 환율 10% 변동이 이뤄질 경우 세전손익에 미치는 영향을 기재하고 있다.

이를 보면 2024년 4분기에 집중적으로 외화부채환산손실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3분기 누적보다 4분기 누적 영업이익 감소율이 더 높은 배경이으로 풀이된다. 영업이익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을 보면 3분기 누적으로는 10.6%이지만 4분기 누적인 연간으로 보면 16%를 기록했다.

당기순이익 또한 지난해 3분기로는 전년 동기 대비 18.2%로 줄어들지만 이를 포함한 연간으로 계산하면 47.2% 감소했다. 이러한 외화부채환산손실이 실적 저하를 부추기면서 손익구조에 30% 이상 변동이 생겼고 이에 따른 잠정 실적을 공시해야만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한세실업 관계자는 “외화자산과 부채는 기말 시점 환율을 적용해 외화환산 평가를 한다”며 “원재료 매입할 때 단기외화차입을 쓰는데 기말 환율이 1470원까지 상승하면서 외화부채환산손실이 증가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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