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단출입 금지 표지와 줄로 막아도 소용없어
건물주 “수십 년간 기다렸지만 계속 몰려들어”
미국 인기 드라마 시리즈 <섹스 앤 더 시티> 속 캐리 브래드쇼의 집으로 알려진 뉴욕의 브라운스톤 주택 계단에서 기념사진 촬영이 앞으로는 어려워질 전망이다.
AP통신은 16일(현지시간) 뉴욕시 기념건축물보존위원회가 이날 뉴욕 맨해튼 브라운스톤 계단에 게이트를 설치하는 안건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맨해튼 그리니티 빌리지(더 빌리지)에 위치한 이 건물을 지난 1978년부터 소유해 온 바버라 로버는 수십 년 동안 드라마 팬들 때문에 막대한 불편을 겪었다고 호소했다. 로버는 이날 회의에서 “유명한 계단에 대한 끝없는 관심이 너무 오래 지속됐다”며 “수십 년간 (관심이 사라지길) 기다려왔지만, 이제는 이런 상황이 쉽게 바뀌지 않을 것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무단출입 금지’ 푯말과 줄로 막혀 있지만, 주민들은 이러한 조치가 팬들의 발길을 막는 데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한 이웃은 위원회에 “팬들이 너무 몰려들어서 주민 생활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위원회는 이날 만장일치로 게이트 설치를 승인했으며, 건물 소유주는 위원회와 협의해 최종 게이트 디자인을 확정할 예정이다.
이 브라운스톤의 계단은 <섹스 앤 더 시티>의 주인공 캐리 브래드쇼(세라 제시카 파커 역)가 살던 아파트의 외부 장면 촬영지로 유명하다. 드라마 속 캐리는 맨해튼 어퍼 이스트 사이드에 거주한 것으로 설정되어 있지만, 실제 촬영 장소는 그리니치 빌리지였다. 드라마 팬들은 주인공이 좋아하던 컵케이크를 사 들고 계단에서 기념사진을 찍으며 드라마 속 분위기를 재현했다.
호주 멜버른에서 온 관광객 앤서니 길비는 AP통신과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집 앞에 몰려드는 게 집주인에게는 정말 불편할 수 있겠지만 여기는 상징적인 장소”라며 “게이트가 설치되면 건물의 전체적인 모습이 달라져 더는 캐리 브래드쇼의 집처럼 보이지 않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1998년부터 2004년까지 방영된 <섹스 앤 더 시티>는 주인공 캐리와 세 친구의 삶과 사랑을 그리며 전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다. 이후 두 편의 영화로 제작됐으며, 2021년에는 후속작인 <앤드 저스트 라이크 댓: 섹스 앤 더 시티>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