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비 이외 항목 따져 볼 수도
사립 재학생은 공립의 10%
연 학비가 대학 만큼 되기도
미국 학교는 원래 사립에서 시작됐다. 그만큼 뿌리도 깊고 역사도 길다. 학부모들은 자신의 자녀를 공립 학교나 사립 학교 중 어디에 보낼 지를 선택할 수 있다. 하지만 공립 학교와 사립 학교 중 어느 곳이 더 나은 지에 대한 자료를 찾기가 어렵고 사립 학교의 학비는 부담스럽게 느껴질 수 있다. 어떻게 사립학교와 공립을 비교해서 결정해야 할까.
학부모가 공립 학교나 사립 학교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학비 이외에도 표준 시험 점수, 학급 규모, 다양성 및 학비 등 여러 가지 항목을 고려해야 한다.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당사자인 자녀에게 가장 좋은 것이 무엇인지에 따라 결정하는 것이 정답이다. 자녀의 개인적인 요구에 따라 부모의 선택이 달라져야 한다.
공립 학교와 달리 사립 학교에는 다양한 유형이 있다. 사립 학교가 문을 열 때부터 다양하게 시작됐기 때문이다. 일부는 종교 재단에 의해 관리되고 제휴하는 반면, 다른 곳은 특정 철학적 지침에 따라 독립적으로 운영되기도 한다. 가톨릭에서 운영하는 학교, 개신교에서 운영하는 학교가 이런 경우다.
▶미국 현황
미국에는 무려 10만 곳의 초중고 공립 학교가 있고 이들을 운영하는 독립적인 교육구(school district)가 1만 3천 곳에 달한다. 아울러 사립 학교도 무려 3만 곳이 넘는다. 하지만 일부 지역에는 사립이 드물거나 없을 수 있다. 특정 학년만 사립이 있고 다른 학년에는 사립이 없을 수 있다.
미국 교육통계센터의 최근 자료에 의하면, 2019년에 공립 학교 재학생의 숫자는 5080만 명으로 여전히 사립보다 공립이 훨씬 더 많았다. 2019년 가을 학기 사립 학생은470만 명으로 2017년의 570만 명에 비해 감소했다.
▶선택 위한 요소
그러면 학부모 입장에서 사립과 공립 학교를 선택하기 위해서 어떤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우선, 졸업률이나 대학 진학률 같은 교육적인 성과가 중요하다. 교실의 규모가 다음으로 꼽힌다. 공립과 달리 사립은 작은 인원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교사의 숙련도도 중요하다. 사립의 경우 경험 많은 교사가 많다. 학비 부담 능력도 고려해야 한다. 무료인 공립에 비해서 사립은 사립 대학 수준만큼 학비가 많은 곳이 있다. 물론 재정 보조를 받는 학생도 많다. 함께 공부하는 학생들이 다양성도 따져봐야 한다. 아울러 학습 장애가 있는 학생을 위한 프로그램이 제공되는 곳도 있다.
▶학업 성과
연구에 따르면 사립 학생이 SAT나 AP같은 표준시험에서 더 나은 성적을 거두는 경향을 발견했다. '전국 학업 성취도 평가'(NAEP)는 수학, 읽기, 과학, 쓰기 등의 과목에서 공립과 사립 학생 모두를 평가한다.
최근 NAEP자료에서 눈에 띄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사립 학생들이 거의 모든 과목에서 더 높은 점수를 받았다. 8학년 사립 학생들은 2022년 NAEP 읽기 시험에서 공립이나 공립 차터 학생보다 평균 20점 높은 점수를 받았다. 4학년 사립 학생도 평균 점수에서 거의 비슷한 우위를 보였다.
'전국독립학교협회'(NAIS)는 SAT에서 사립 학생들이 모든 과목에서 공립 학생들보다 일관되게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는 것을 발견했다.
하지만 일부 학자들은 사립 학교 교육이 실제로 학생들의 교육 성공률을 높이는지 살펴보기 위해 점수 이상의 심층적인 연구를 시도했다. 학업, 사회, 심리, 성취도 결과를 조사한 2018년 연구에서 학생의 성공이 어느 학교에 다니는지 보다 대학 교육을 받은 부모와 높은 소득 등 가족 특성과 더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사립을 평균 6년 동안 다닌 학생들과 공립만 다닌 학생들을 비교해 보면, 더 높은 시험 점수 등 사립의 나은 점은 전적으로 부모의 교육 수준과 소득인 것으로 보인다.
▶코스 및 수업 규모
공사립 선택 정보를 얻을 때 학부모는 어떤 종류의 수업을 제공하는지, 특히 고교에서 아너클래스와 AP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는 지를 알기 원한다. 또 학교에 정시에 졸업하는 학생 숫자, 대학 진학생 숫자, 학교의 평균 SAT 및 ACT 점수 등에 대해 문의한다. 이러한 지표는 나중에 성공과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에 이러한 정보를 요청하는 것이다.
학급 규모는 또 다른 지표가 된다. 학부모에게 사립의 장점은 학급 규모가 작고 개별화된 교육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2021년 사립의 학생 대 교사 비율은 교사 한 명당 학생12.5명으로 공립의 평균 15.4명보다 낮았다.
사립학교 단체인 NAIS는 사립학교의 소규모 학급은 긴밀한 환경을 조성하여 교사가 학생 개인과 그들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할 수 있다고 말한다. 특히 소규모 학급은 특정 유형의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큰 교실에 있는 학생에 대해서 학부모들이 걱정하는 이유는 수줍음이 많거나 수업에 방해가 될 가능성이 높은 학생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학급 규모가 작을수록 학생에게 더 좋다고 생각하지만, 소규모 학급이 학생의 성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 결과는 엇갈린다. 학생 숫자가 12~18명인 학급이 25~35명에 비해 실제 차이는 숫자 말고는 없다는 것이다. 사립의 소규모 학급이 상호작용과 대화가 더 풍부한 것으로 보이지만, 일부 25~30명 학급이 실제로는 더 잘 관리되고 실제로 더 많은 것을 배운다는 증거도 있다. 심지어는 학령 인구 감소로 많은 공립의 학급당 인원이 20명 미만으로 사립에서 받는 것과 같은 종류의 개별화된 관심을 받을 수도 있다. 또한 일부 전문가들은 수업 규모에 관해서는 명확한 경험 법칙이 없다고 강조한다.
▶교사 경력 및 자격증
학급 규모에 관계없이 학부모는 공립 및 사립 학교 모두에서 교사의 자격증, 경력 및 전문성 개발 의무를 살펴보고 싶을 수 있다. 상당수 사립 교사가 공립 교사처럼 자격증을 취득하지 않았지만, 사립에서는 교육학만 전공한 교사보다 학생들에게 더 권위 있는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고급 학위를 가진 과목 전문가를 고용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사립은 공립처럼 주정부 표준시험 성적에 연연해 운영되지 않기 때문에 교사들이 매력적인 교육 과정을 만들 수 있는 유연성이 더 크다. 사립은 일반적으로 주에서 요구하는 시험 요건을 충족할 필요가 없다.
반면 교사 자격증이 중요한 공립 교사는 연수에 참석하고 수학 같은 중요한 과목의 최신 커리큘럼을 채택해야 하는 엄격한 요건을 지켜야 한다. 자격증을 취득하고 정기적으로 전문성을 개발하지 않으면 커리큘럼이 시대에 뒤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학비
공립 학교는 세금으로 운영되지만 사립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부담해야 한다. 사립에 보내려면 일반적으로 학부모는 수업료를 지불할 수 있는 재원이 있거나 장학금, 대출 또는 주 및 지방에서 제공하는 공공 지원 바우처 등의 재정 지원도 필요하다.
수업료는 사립 학교 유형에 따라 다르다. NAIS에 따르면 2022년 9월 사립 초중고교의 수업료 중간값은 2만7408달러이고 사립 기숙학교는 평균 6만3650달러를 청구한다.
가톨릭 등 종교 단체에서 운영하는 학교는 일반적인 독립 학교보다 학비가 저렴한 경향이 있다. 2023년 사립 가톨릭 초등의 연평균 수업료는 4840달러로 전체 사립 초등학교의 1만1207달러에 비해서 저렴하다. 가톨릭 중학교의 평균 수업료는 1만1240달러인 반면, 독립 사립 중학교는 1만6645달러였다.
▶인종적 구성의 다양성
사립 학교의 인종 다양성은 일반적으로 공립 학교와 다르다. NCES 자료에 따르면 2019-2020학년도 사립 학생의 66%가 백인이었다. 히스패닉계는 12%를 차지했고, 9%는 흑인, 7%는 아시아계였다.
반면, 2021년 가을 자료에 따르면 공립 학생의 45%는 백인이었고 히스패닉계는 28%를, 15%는 흑인, 5%는 아시아계, 나머지 7%는 혼혈, 태평양 섬 또는 아메리카 원주민 출신이 차지했다. 다양한 학생들로 구성된 학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은 공립에서 그러한 다양성을 발견할 가능성이 더 높다.
▶학습 장애를 위한 최고 학교
교육 전문가들은 학습 장애가 있는 아동의 경우 사립이 항상 적합한 것은 아니라고 말한다.
연방 교육부의 장애인 교육법(IDEA) 웹페이지에 따르면, 공립은 법에 따라 "전국의 적격 장애 아동에게 적절한 공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해당 아동에게 특수 교육 및 관련 서비스를 보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교육부는 2020-2021학년도 기준으로 750만 명의 어린이가 IDEA에 따라 공립 학교에서 서비스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모든 사립 학교에 학습 장애 아동을 위한 지원 시스템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일부 학교는 특별히 맞춤화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노스캐롤라이나의 플레처 아카데미는 ADHD, 처리 및 기억력 문제, 난독증, 난독증, 난산증 등 다양한 학습 장애를 가진 학생을 대상으로 한다. 마찬가지로 코네티컷에 있는 포먼스쿨은 ADHD 및 난독증 아동을 위한 대입 준비 학교다.
▶최종 선택
자녀마다 다르고 지역마다 학교 선택이 다르기 때문에 많은 전문가는 학부모가 현장에서 조사한 후 가장 적합한 학교를 결정해야 한다. 학부모들은 종교 교육이나 스포츠, 음악, 연극과 같은 과외 활동을 이유로 공립 학교 대신 사립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 학부모들은 공립 차터스쿨과 매그닛 스쿨을 포함한 다양한 선택을 평가해야 한다. 많은 학부모가 학업 수준을 최우선 순위로 꼽지만, 정작 자녀가 다니는 학교의 학업 수준을 제대로 이해하는 학부모는 드물다. 대신 평판, 입소문 또는 실제로 학교의 수준을 반영할 수도 있고 반영하지 않을 수 있는 두리뭉실한 정보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