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사건 합동 수사하는 ‘코리안데스크’ 미설치
캄 수사기관 의존 한계 극복할 수 있을진 미지수
한국 대학생은 양국 공동 부검 후 화장
송환 한국인들 각종 사기 범죄 연루 정황
정부가 당초 밝힌 캄보디아 내 ‘코리안데스크’ 대신 양국 태스크포스(TF·특정 목표를 위해 별도로 설치하는 임시조직)를 설치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코리안데스크가 설치되면 한국 경찰청에서 직접 경찰관을 파견해 현지 경찰과 한인 주요 사건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필요하면 합동수사까지도 진행할 수 있다. 정부는 정기적으로 TF 회의를 열고 사기 범죄 근절을 위해 협력한단 방침인데, 정부가 내놓은 계획이 현지 경찰에게 단지 정보를 받는 수준에 그치는 건 아닐지 귀추가 주목된다.

정부합동대응팀은 17일 오후 8시(현지시간) 프놈펜 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캄보디아 스캠범죄 합동대응 TF’ 설립 및 구성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단장을 맡은 김진아 외교부 2차관은 “TF 회의 정례화를 통해 양국 경찰관 수사 과정에서 정보, 증거공유 등” 협력을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운영 방식 등 구체적인 내용은 다음 주 중 공개할 예정이다. 앞서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이날 경찰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코리안데스크 설치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무산된 것 아니냐는 취재진 질문에 김 2차관은 “코리안데스크의 대안을 만든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박성주 국가수사본부장은 “코리안데스크 설치가 안 됐다기보다는 확장된 개념으로 양국이 서로 이해한 게 TF”라며 “명칭에 연연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올 8월 대포통장 판매를 시도하다가 캄보디아 한 범죄단지에서 고문당해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인 대학생 박모(22)씨 시신 부검은 이달 20일 프놈펜 한 사원에서 양국 공동으로 이뤄질 예정이다. 부검 이후 시신은 화장하고 유해를 한국으로 송환하기로 캄보디아 정부와 합의된 것으로 파악됐다. 박씨 시신은 현재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 두 달째 안치돼 있다.
캄보디아 범죄단지에서 현지 경찰로부터 체포된 한국인 68명에 대한 송환도 이뤄진다. 한국에서 이날 오후 10시40분 캄보디아에 온 전세기는 다음 날 오전 0시30분에 출발해 한국 시각으로 오전 8시 인천공항에 도착한다. 이들은 고객관리와 주식 리딩방 사기, 로맨스 사기와 전화 사기 등 범죄에 연루됐는데, 한국 경찰이 파악한 결과 국내에서 각각 200억원대와 10억원대 범죄를 저지른 조직원들도 포함됐다. 박 본부장은 “이번에 송환될 64명의 구체적 역할과 각자 조직 내 비중은 한국에서 조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