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진 이탈 이어진 전국경찰직장협의회..."제 역할 못해"…

2024-10-13

설립 2년을 맞은 전국경찰직장협의회(직협)의 임원진들 중 일부가 활동에 회의감을 느끼고 이탈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경기신문 취재에 따르면 직협 경기남부 본부장이었던 A씨는 지난 7월 임기 도중 본부장직을 그만 뒀으며, 경기남부 본부장은 최근까지 공석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A씨 외에도 다수의 임원진이 직협의 일에 회의감을 느껴 직책을 내려놓는 등 인원이 교체되는 일이 발생했다. 이들은 임기 이후 연임이 가능함에도 이를 포기했으며, 일부 경찰서에서는 회장직이 공석인 상황이다.

이는 직협이 노동조합을 자처했지만 경찰청의 비협조적 태도 등 여러 이유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직협 관계자 A씨는 "최근 극단적 선택으로 숨진 경찰관이 발생하면서 이와 관련된 조사 결과 및 통계 등을 경찰청에 요청했으나 번번이 거절당했다"며 "전국 경찰 직원들의 각종 요구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려 해도 경찰 내부에서 '왜 그런 짓을 하냐'며 비판하기 일수이다"고 귀띔했다.

아울러 경찰 본연의 업무와 직협 업무 모두를 병행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

B씨는 "경찰은 잦은 밤샘 업무와 주말 근무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며 "직원들의 고충을 수집하고 지휘부에 전달해야 하는 임원진에게 경찰 업무와 직협 업무를 병행하는 것은 중노동에 가깝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직협 회원 약 5만 3000명 중 절반이 채 안 되는 약 2만 3000명이 남은 이유가 위와 같은 임원진의 이탈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직협 내부의 체계가 불안정해 노동조합으로써 기대에 못미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권영환 신임 직협 위원장은 "직협이 본연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조지호 경찰청장에게 면담을 신청하는 등 소통을 시도할 것"이라며 "경찰청이 직협의 의견을 무시하고 협조하지 않는다면 직협은 단체 행동에도 나설 예정이다"고 말했다.

이어 "시간이 오래 걸리더라도 경찰통합, 화합을 기반으로 직협 임원진들과 회원들의 목소리를 모두 경청하며 직협을 이끌 계획"이라며 "직협 체계를 굳히고 회원수를 늘려 경찰 조직 개선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경기신문 = 박진석 기자 ]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