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전’ 못하는 한전, 해상풍력 직접 진출 추진에 “양날의 검”

2025-11-05

최근 가장 큰 화두는 인공지능(AI)이다. AI 인프라 구축에 필수적인 핵심 요소 중 하나는 에너지다. 탄소 감축과 에너지 확보를 동시에 실현하기 위해서는 재생에너지 보급이 절실하다.

이런 가운데 한국전력공사가 해상풍력 사업 직접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한전의 직접 진출은 ‘양날의 검’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이 있는 만큼 면밀히 논의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5일 에너지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AI 데이터센터 등이 늘어나며 신규로 필요한 전력 수요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AI 관련 신규 전력 수요가 2030년까지 2배로 급증하고, 이 중 50%를 재생에너지가 공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재생에너지 중 국내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해상풍력이다. 해상풍력의 국내 이용률은 30%로, 육상풍력(22%)이나 태양광(15%)보다 높다.

해상풍력이 화석연료를 대체할 주 발전원으로 이용될 가능성이 가장 크다는 의미다. 또 해상풍력은 부품·기자재, 선박·항만 등 연관 산업에 파급 효과가 커 한국의 미래 핵심 산업으로 꼽힌다.

이재명 정부는 원자력발전과 재생에너지를 함께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표방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 9월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지금 당장 엄청난 전력이 필요한데 그 전력을 가장 신속하게 공급할 수 있는 에너지 시스템은 태양광, 풍력 같은 재생에너지”라며 “그래서 거기(재생에너지)에 우리가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해상풍력의 보급 속도는 더디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0년까지 해상풍력 보급 목표는 14.3GW(기가와트)지만, 현재 완공된 해상풍력은 목표의 2.4% 수준인 0.35GW에 불과하다.

한전이 발전사업허가를 받은 사업은 목표를 넘어서는 33GW에 달하지만, 대규모 자본 등에 대한 부담으로 실제 건설에 들어가는 사업이 늦어지고 있다며, 관련 법령을 개정해 직접 해상풍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는 업계 주장도 나온다.

현행 법령(전기사업법 등)상 송전·배전·판매 사업을 하는 한전은 직접 발전 사업을 할 수 없다. 다만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간접적으로 해상풍력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전은 해상풍력 보급 속도를 높이는 ‘마중물 역할’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한전 관계자는 “수조원이 들어가는 초대형 사업을 민간 기업이 홀로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다”며 “해외 사례를 봐도 신속한 해상풍력 확대는 공기업이 주도했다”고 밝혔다.

해상풍력 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오스테드(덴마크), 에퀴노르(노르웨이), 바텐팔(스웨덴), 프랑스전력공사는 공기업이다. 중국 역시 재생에너지 확대는 국영기업이 맡고 있다.

시민사회에서는 한전의 해상풍력 사업 직접 진출의 필요성은 공감하면서도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경 에너지정의행동 선임활동가는 “발전사를 한전에서 떼어낸 이유가 있는데 다시 한전이 등장하면 불필요한 경쟁 등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며 “다만 전력망이나 송전 계획을 효율적으로 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인 면이 있어 보다 심도 있게 토론하고 설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권경락 플랜1.5 활동가는 “현 정부가 발전 공기업을 포함해 공공기관 통폐합을 논의 중인데 여기에 한전이 또 뛰어들면 역할 중복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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