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갔다 와놓고” “기장이 영웅놀이”… 유가족 두 번 울리는 악플·가짜뉴스 [제주항공기 무안 참사]

2025-01-02

2차 피해 우려에 사회적 공분 커

경찰, 악성 게시물 엄정대응 방침

125건 삭제·차단… 4건 수사 착수

제주항공 여객기 무안공항 참사와 관련해 유가족들에 대한 악의적인 내용의 가짜뉴스와 댓글(악플)이 확산하면서 2차 피해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전남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에 따르면 유족들에 대한 유언비어, 악의적인 비방, 모욕 등 악플과 관련 4건에 대해 수사 중이다.

한 누리꾼은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당일인 지난달 29일 ‘무안공항 유가족들만 횡재네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을 인터넷에 올린 혐의를 받는다. “놀러갔다 ×× 새끼들 왜 추모하냐, 기장이 영웅놀이 하다 그랬다” 등 내용의 게시글은 사자 명예훼손 혐의에 해당한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특정 유가족을 조롱하는 악플도 상처를 주고 있다. 자신을 유가족 대표의 자녀라고 밝힌 A씨는 지난 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몇몇이 말하는 ‘가짜 유가족’은 사실이 아니다. 아버지의 남동생 즉, 저의 작은아버지께서 이번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 같은 악성 루머·모욕성 게시글에 대해 엄정대응한다는 입장이다. 전남청 사이버수사대는 참사 이후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125건의 게시물을 삭제·차단 조치했다. 경찰은 앞으로도 희생자 및 유가족을 조롱 또는 비하하는 게시글은 관용 없이 적극적으로 사법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도 유가족에 대한 허위조작정보 확산 방지를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의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온라인상 피해자 및 유가족에 대한 모욕·명예훼손, 허위조작정보 등이 확산되지 않도록 플랫폼사업자에게 협조를 요청할 계획이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진행한 중대본 회의 모두발언에서 “언론 보도에 일부 인터넷 SNS 등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 등에 대한 무분별한 게시물과 악의적인 댓글, 허위조작 정보, 자극적인 영상 등이 공유되고 있다고 한다”며 “경찰청 등 사법당국은 모니터링을 통해 희생자와 유가족의 명예를 훼손하는 사안에 대해 엄중한 법적 조치를 취해달라”고 지시했다.

무안=김선덕 기자, 이병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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