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두산 경기의 파울·페어 비디오판독에 대한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두산은 비디오판독 결과에 항의하는 공문을 KBO에 보내기로 했다. 파울·페어를 판독할 수 있는 보다 명확한 근거가 필요하다는 게 요지다.
두산은 26일 잠실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0-3으로 뒤지던 6회말 선두 타자 오명진의 타구가 파울로 선언되자 비디오판독을 요청했다. 공이 1루쪽 외야 파울 라인 근처에 떨어졌고 오명진은 일단 2루까지 달렸다. 느린 화면으로 볼 때 공은 파울라인 바깥쪽으로 떨어졌다. 파울라인에 닿았는지 아닌지를 단정할 수 없지만 흰색 가루가 튀어올랐다.
두산 벤치는 가루가 튀었다는 것은 흰색 페인트가 칠해진 파울라인 위에 공이 떨어졌기 때문으로 받아들이고 판정 번복을 기대했다. 하지만 KBO는 번복할 만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는 판단에 원심을 유지했다. 조성환 두산 감독 대행은 즉시 그라운드로 뛰쳐나가 거세게 항의한 뒤 ‘비디오 판독 결과에 대한 항의시 퇴장’ 규정에 따라 자동 퇴장 조치를 당했다. 오명진은 같은 타석에서 삼진을 당했고 두산은 2-6으로 패배했다.
두산이 해당 타구가 페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두 가지다. 하나는 흰색 가루가 튀었다는 점, 다른 하나는 공이 낙하했다가 튀어 오른 각도다. 그라운드 잔디에 페인트로 파울 라인을 그으면 라인 선상은 움푹 파인다. 오명진의 타구는 바닥에 떨어졌다가 높은 각도로 튀어 올랐는데, 공이 평평한 지면이 아니라 라인 모서리 부분에 떨어졌기 때문에 굴절각이 커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두산은 다음날인 27일 KBO에 항의 공문을 보내겠다고 했다. 이 판정의 근거가 희박해 재발 방지 대책이 필요하다는 게 골자다. 구단 관계자는 “카메라의 위치와 각도에 따라 같은 장면도 다르게 보일 수 있다. 그럴 때는 더욱 명확한 화면이나 자료가 있어야 한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판정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
KBO는 비디오판독을 위한 자체 판독용 카메라를 설치해뒀다. 여기에 방송사 중계용 카메라 화면을 보완적으로 사용한다. 논란이 된 이번 파울·페어 판독에는 방송사 중계용 카메라 화면이 사용됐다. 문제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각도가 중계용 카메라 화면이었기 때문이다. KBO 비디오판독센터는 홈페이지에 해당 화면을 공개했다. 판정에 문제가 없다는 취지다. 그러나 논란은 지속되고 있다.
KBO에 따르면 비디오판독용 카메라가 잠실구장에는 10대, 그 외 야구장에는 9대씩 설치돼있다. 타석을 비추는 체크스윙용 카메라가 2대, 포수 뒤편에 2대, 홈 플레이트와 1·3루 사이 선상, 우익선상, 좌익선상, 중견수 뒤편에 각 1대씩이다. 잠실구장은 초고속 카메라도 1대 설치돼 있다. 중계용 카메라는 구장별로 5~8개씩 설치된다.
두산 관계자는 “판정을 번복해달라는 게 아니다. 비디오판독센터 화면으로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이 근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짚으려는 것이다. 현재 시스템이 이렇다면 신뢰 제고를 위해 개선을 해야 하지 않겠냐는 취지”라고 말했다. KBO 관계자는 “공문이 접수되면, 사안에 대한 관심도를 고려해 신속하게 내부 논의를 거친 뒤 답변서를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구단이 KBO에 공문을 발송한 사태는 있었다. 2024년 KIA는 3피트 위반 수비 방해에 대한 판정이 일관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하며 KBO에 항의 공문을 발송했다. 당시 KBO는 앞서 관련 논란이 반복적으로 일어났다는 점 등을 감안해 구단에 답변한 뒤 이후 3피트 규정을 개정했다. 새 규정이 적용된 올 시즌 아직 3피트 관련 판정 시비가 일어난 적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