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반도체 소재, 엔비디아 매출 '1조 예약'

2025-11-19

고품질 동박적층판(CCL)으로 인공지능(AI) 반도체 열풍의 수혜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두산 전자 사업그룹(BG)이 내년에는 엔비디아발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경쟁사이자 글로벌 CCL 1위 기업인 대만 EMC가 최근 엔비디아 블랙웰 GB300 품질 검증의 문턱을 넘지 못해 두산이 차세대 AI 칩인 루빈에 CCL을 단독 공급할 가능성 등 독주 체제가 굳어졌기 때문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CCL 업체인 EMC는 최근 엔비디아의 차세대 블랙웰 모델인 GB300에 들어가는 컴퓨팅트레이(GPU 연결 기판)용 CCL 품질 검증에서 탈락했다. GB300 컴퓨팅 트레이용 CCL은 이미 두산이 엔비디아의 품질 검증을 통과한 제품이다.

CCL은 레진과 보강기재 등으로 구성된 절연층의 양면을 전도체 역할을 하는 구리 박막에 접착한 형태의 제품이다. 인쇄회로기판(PCB) 업체들은 CCL에 구멍을 뚫고 전해도금·무전해도금 등의 과정을 거쳐 회로에 구리막을 덧붙여 전기 신호가 오갈 수 있는 기판을 만든다. CCL이 반도체의 가장 기초 소재인 셈이다.

대만 EMC가 GB300 컴퓨팅 트레이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한 것은 AI 반도체에 사용되는 하이엔드급 CCL에 상당히 높은 기술적 진입 장벽이 존재해서다. EMC는 글로벌 CCL 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한 1위 업체로 엔비디아가 2022년 출시한 호퍼 시리즈에 두산과 같이 CCL을 공급했지만 차세대 AI 반도체인 블랙웰 공급망에서는 완전히 밀려나는 신세가 됐다.

두산이 엔비디아가 내년 출시할 예정인 신형 반도체인 루빈에 CCL을 단독 공급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사실상 CCL 시장은 EMC와 두산이 양분하고 있는데 EMC가 GB300조차 품질을 충족시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시점에서 루빈 초기 단계에 두산이 단독으로 CCL을 공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내년 3분기부터 두산이 독점 공급을 시작해 4분기에는 칩 생산 규모 확대로 큰 폭의 매출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내년 두산의 엔비디아 매출이 1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두산은 지난해 4분기 1000억 원을 시작으로 올해 6600억 원의 매출을 엔비디아에서 올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내년에는 이보다 70% 늘어난 1조 1500억 원까지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두산은 하이엔드급 CCL 공급을 늘리며 초호황을 누리고 있다. 두산 전자BG의 올해 영업이익은 5009억 원으로 전망되는데 이는 지난해(1226억 원)보다 4배가량 급증한 것이다. 특히 영업이익률은 12.2%에서 27.4%로 수직 상승했다. 내년에도 두산 전자BG는 717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성장세를 이어갈 뿐 아니라 이익률도 30%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된다. 엔비디아뿐 아니라 아마존과 구글 등 글로벌 빅테크의 주문형반도체(ASIC)에도 CCL을 공급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두산의 CCL 공장은 ‘풀가동’ 상태로 매출 성장세를 이끌고 있다. 두산의 분기 보고서에 따르면 전자BG 증평 공장과 김천 공장의 가동률은 각각 130.4%, 125.2%로 100%를 넘어섰다. 두 공장은 올 들어 매 분기마다 가동률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두산은 3분기 기준 CCL 설비 확충에 603억 원을 투자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50% 이상 증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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