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보증 늘리고 AI 도입”…A/S 힘 쏟는 가전업계

2024-07-04

장기간 무상 보증기간 내걸고 AI 성능 접목

맞춤형 케어 서비스로 소비자 락인 효과 기대

#서울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30)는 제품 구매 시 무상 보증 기간과 사후서비스(AS)를 중점적으로 확인한다. 과거 고장 난 제품을 수리하는 데 2주가량이 소요되면서 AS 서비스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A씨는 “아무리 좋은 제품이어도 보증 기간이 충분하지 않다면 구매 목록에서 빠질 수밖에 없다”며 “제품 구매 전 AS 서비스가 얼마나 잘 갖춰졌는지 직원에게 반드시 확인한다”고 말했다.

가전업계가 보상·관리 등 사후 서비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장기간의 무상 보증기간을 내걸고 인공지능(AI) 성능을 접목하는 등 방법도 가지각색이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가전 수요가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맞춤형 관리 서비스를 통해 고객 확보와 유지에 힘을 쏟겠단 전략으로 풀이된다.

4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스마트카라는 음식물처리기 신제품 ‘블레이드X’와 ‘스마트카라 400 Pro 2’의 모터 무상 보증 기간으로 10년을 적용했다. 대개 국내산 음식물처리기 제품의 A/S 기간이 2년인 걸 고려하면 이례적인 보증 기간이다.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 ‘에코백스’는 지난 4월 방문설치 서비스를 구축하고 사후관리 서비스 강화에 나섰다. 최근 1000여명의 전문 엔지니어를 보유한 서비스 전문기업과 직영 계약을 체결하고 국내 전담 콜센터 상담 인력을 50% 증원했다. 또 제품 설치와 직배수 키트 무료 방문 설치부터 48시간 이내 해피콜 등의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기업들은 AS 서비스를 이끌 새로운 해결책으로 ‘AI’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LG전자는 △LG 씽큐 △LG 스마트 체크 △실시간 고객 상황 관리 시스템(G-CAS) 등 제품 이상 안내부터 수리까지 전 과정에서 AI를 활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마트홈 플랫폼인 ‘LG 씽큐’는 제품의 사용 데이터를 분석하고 이상 여부가 감지되면 고객에게 알림 서비스를 제공한다. LG전자 고객센터가 고객에게 제품의 이상 유무를 먼저 안내한 뒤 출장 서비스 접수를 신속히 돕는다. 서비스 매니저는 ‘LG 스마트 체크’ 진단 앱을 활용해 제품을 분해하지 않아도 부품 고장 원인을 진단하고 수리한다.

맞춤형 서비스도 확장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평일 오후 6시부터 8시 30분까지 야간 출장 서비스인 ‘LG 이브닝 서비스’를 운영해 늦은 저녁 시간에도 서비스가 가능하다. 최근 수리 제품군을 늘리는 것은 물론 서비스 지역도 4개 광역시(부산, 대구, 대전, 광주)로 확대했다.

삼성전자서비스는 가전제품 AS에 AI를 접목해 고객이 불편을 겪기 전에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포 서비스(BS)를 추진 중이다.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가전제품의 상태를 AI가 실시간 진단 후 스마트폰 알림을 통해 해결 방법까지 알려준다. 상담사가 AI 분석 결과를 토대로 가전제품을 원격 제어해 △소프트웨어 오류 △제품 설정 등의 문제를 신속히 해결해 주기도 한다.

엔지니어 방문 점검이 필요할 때는 AI가 알려주는 최적의 점검 방법에 따라 필요한 부품을 미리 준비한 후 신속 정확한 서비스가 가능하다.

업계에서는 제품 경쟁력 외에도 차별화된 서비스를 적용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맞춤형 케어 서비스를 바탕으로 소비자 락인(Lock-in) 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쇼핑할 때 여러 정보를 탐색하고 소비하는 계획적이고 이성적인 소비자가 많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제품의 가격과 기능적인 측면 외에도 사후 서비스까지 제공해야만 현명한 소비자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특히 가전제품은 여타 제품에 비해 가격대가 높고 교체 주기가 긴 만큼 사후관리 서비스도 구매 시 고려해야 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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