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는 근지방증이 있으면 유방암 치료 효과가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연세암병원 종양내과 김현욱·김민환 교수, 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홍남기 교수,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지원부 한수경 연구원 공동 연구팀은 이 같은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악액질·근감소·근육 저널(Journal of Cachexia, Sarcopenia and Muscle)’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근지방증은 간에 지방이 쌓이는 지방간처럼 근육에 지방이 축적되는 상태를 가리킨다. 노화나 비만 등의 영향으로 근육의 지방화가 많이 진행될수록 근육의 질은 떨어지고 심근경색, 뇌졸중 등의 발생률과 이로 인한 사망률은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진은 앞서 호르몬 양성 유방암 치료에 체내 대사 조절 기능 이상이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밝힌 연구를 진행한 데 이어 근지방증 역시 비슷한 관계가 있는지를 확인했다. 호르몬 양성 유방암은 암세포에 에스트로겐, 프로게스테론 등 여성 호르몬 수용체가 많은 유방암이다.
연구진은 연세암병원에 내원한 호르몬 양성 유방암 환자 247명에게 치료 전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요추 3번 주변의 근육·지방량을 측정했다. 이어 유방암 치료제(CDK4·6 억제제, 아로마타제 억제제 병합)를 투여한 효과가 근육 속 지방량에 따라 차이를 보이는지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근지방증을 앓아 CT에서 근육의 방사선밀도가 낮게 나온 환자 83명은 근육 밀도가 정상인 환자보다 질병 진행 위험도가 84%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근지방증의 영향으로 치료의 효과가 낮아지는 경향은 월경이 유지되는 젊은 환자군과 다른 장기로의 암 전이가 없는 환자군에서 더욱 뚜렷했다.
연구진은 월경이 완전히 끝나기 전에 유방암이 발생한 환자가 근지방증이 있으면 대사 조절 기능 이상이 동반돼 치료 효과가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내장 장기에 전이가 없더라도 근지방증이 있으면 전이가 있는 환자만큼 예후가 나쁠 수 있다고도 밝혔다. 김현욱 교수는 “근육의 방사선 밀도가 낮게 나타나는 근지방증이 유방암 치료제의 투여 효과를 예측할 수 있는 주요 지표임을 확인했다”며 “유방암 환자 치료에는 약물치료뿐만 아니라 영양관리와 운동요법 등을 통해 근육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