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연사 위험 높은 ‘비후성 심근증’···‘이 치료제’로 위험 감소 효과

2024-12-27

당뇨 동반 환자에 SGLT2 억제제 처방

심근증 관련된 사망 위험 44% 감소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는 비후성 심근증에 혈당강하제인 ‘SGLT2 억제제’가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정미향 교수, 대전성모병원 심장내과 조정선 교수 연구팀은 당뇨를 동반한 비후성 심근증 환자의 예후 개선에 SGLT2 억제제가 영향을 미치는지 평가한 연구를 ‘유럽 예방 심장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Preventive Cardiology)’에 게재했다고 27일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를 활용해 총 8066명의 비후성 심근증 및 당뇨병 환자 중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2277명과 다른 당뇨약을 처방받은 5789명을 대상으로 분석했다.

비후성 심근증은 심장 근육의 두께가 비정상적으로 15㎜ 이상 두꺼워지는 증상이 나타나며, 환자 중 40~60%는 유전자 이상이 발견되는 대표적인 유전성 심질환이다. 급성 심장사, 심실성 부정맥, 심방세동 등 부정맥 위험을 비롯해 두꺼워진 근육 때문에 심장의 유연성이 떨어져 제 기능을 못 하는 심부전 위험도 증가할 수 있다.

혈당을 낮추는 SGLT2 억제제가 심부전 환자의 생존율 향상과 심부전 악화로 인한 입원 위험을 감소시키는 효과는 입증된 바 있다. 하지만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게도 효과가 있는지는 밝혀지지 않아 연구진은 이를 확인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결과,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게 SGLT2 억제제를 사용하면 모든 원인에 의한 사망 위험을 44% 감소시키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급사 위험은 50%, 뇌졸중 위험 26%, 심부전 입원 위험 18%를 각각 감소시켰다. 이 효과는 성별이나 심방세동 여부와 관계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다만 정미향 교수는 “코호트 연구로 인과관계를 확정할 수 없으므로 이를 뒷받침할 추가 연구가 필요하며, 당뇨가 없는 비후성 심근증 환자에서도 동일한 효과가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비후성 심근증을 일으키는 원인이 유전자 검사 및 심장 초음파, 심장 자기공명영상(MRI)을 포함한 다중 모달 평가를 통해 최근 점차 밝혀지고는 있으나, 규명되지 않은 부분도 여전히 많아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정선 교수는 “이 연구는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던 비후성 심근증에서 SGLT2 억제제가 부정맥 및 심부전 위험을 줄이는 데 기여할 가능성을 제시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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