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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이커머스 플랫폼, ‘아마존’에 대해서 우리가 모르는 사실 한 가지. 아마존 리테일에서 광고를 제외하면? 적자다. 아마존도 광고 의존도가 굉장히 크다는 것.
디지털 광고 시장의 가장 큰 플레이어는 누구일까. 점유율로는 메타나 구글이겠지만, 성장 추세로 본다면 이커머스 플랫폼이다.
윤거성 펄스애드 대표(=사진)는 최근 <바이라인네트워크>가 주최한 ‘2025 이커머스 비즈니스 인사이트’ 컨퍼런스에서 “최근 아마존이나 쿠팡 등의 대형 커머스 플랫폼이 방대한 사용자 데이터를 기반으로 가장 큰 광고 매체로 성장을 하고 있다”면서 “심지어 아마존 광고 플랫폼은 이미 2020년에 구글 유튜브 광고 매출을 뛰어넘었고, 지금도 50% 이상 큰 매출 차이를 낼 정도로 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이나 쿠팡과 같은 기업은 디지털 광고 시장의 가장 강력한 주자로 크고 있다는 이야기다. 이커머스 플랫폼이 디지털 광고 시장에 군침을 흘리는 이유는 ‘압도적 마진율’ 때문이다. 윤 대표는 “기본적으로 리테일 비즈니스가 평균 30% 가량의 마진율을 가져간다면, 원가가 없이 트래픽을 판매하는 광고의 경우 리테일 대비 훨씬 큰 마진율을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아마존은 어떻게 디지털 광고 플랫폼에서 돈을 쓸어담게 됐을까?
잠깐 돌아봐야 할 사건이 있다. 지난 2021년, 애플은 이용자 허락 없이는 취향을 타깃한 광고를 하지 못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일명, ‘앱 추적 투명성(App Tracking Transparency, ATT)’ 조치를 취한 것인데, 이 때문에 광고 업계는 한바탕 홍역을 치렀다. 당시, 무려 애플 사용자의 50%가 광고 아이디를 차단하는 조치를취했기 때문이다. 광고 비용이 따라 오른 것은 물론이다.
그런데, 이 결정이 아마존에는 호재가 됐다. 아마존은 자사 회원 아이디를 기반으로 웹과 앱을 넘나 들며 사용자의 데이터를 추적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심지어 광고를 보고 구매하는 것 역시 아마존의 테두리 내에서 행해졌기 때문에, 중소 규모 셀러들은 내 광고가 어디에서 어떻게 보여지고 있는지를 파악할 수 있다는 것에서 아마존에 점수를 줬다.
윤 대표는 “10년 전에 모바일 광고가 전체 시장의 30%를 넘어가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메가 트렌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는데, 지금은 그 주자가 리테일 미디어가 되는 새로운 변환점에 있다고 볼 수 있다”면서 “현재 리테일 미디어의 매출 중 점유율 70%를 차지하는 곳이 아마존”이라고 부연했다.
그렇다면, 셀러들은 아마존과 같은 리테일 미디어의 무엇을 활용할 수 있을까.
먼저, 자사몰 운영에서 얻을 수 있는 것처럼 리테일 미디어에서도 데이터를 확보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아마존에서 내 브랜드를 검색한 후 구매한 사람과 구매하지 않은 사람/ 구매하지 않은 사람을 뽑아 타깃 광고/ 특정 키워드 별 퍼포먼스/ 특정 키워드를 누가 많이 점유하고 있는지 등의 데이터를 제공한다.
또, 경쟁 브랜드의 매출을 추정하고 경쟁사와 얼마만큼 성과가 차이가 있는지 등도 확인해 볼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아마존 광고의 특징 중 하나라고 윤 대표는 말했다(** 펄스애드는 아마존과 광고를 연동한 파트너다. 그런 측면에서, 윤 대표는 아마존이라는 리테일 미디어의 광고 효과를 강조하는 발표를 했다).
물론 아마존도 무한정 트래픽을 늘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광고 매출을 늘리기 위해 새로운 방식을 취해야 한다.
그 방법론 중 하나가 ‘아마존 어트리뷰션’이다. 수많은 브랜드가 구글이나 메타, 틱톡 등의 외부 매체를 통해 광고를 집행한 후 그 트래픽을 아마존으로 유입시키고 있다. 그 결과가 어떠한지, 실제로 해당 브랜드에서 어느 정도의 구매가 이뤄지고 있는지를 알 수 있게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아마존 어트리뷰션이다.
윤 대표는 이를 아마존과 브랜드(셀러)가 서로에게 이득을 주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마존 입장에서는 자기들의 돈을 써서 만들어야 할 월간/일간 이용자 수를 셀러들이 본인의 비용을 들여 만들어주고 있는 것”이라면서 “셀러 입장에서는 광고 집행과 그로 인한 트래픽 등의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어 서로 좋은 비즈니스”라고 말했다.
하나 더 살펴볼 부분은, 아마존이 현재 어트리뷰션을 통해 무료로 제공하고 있는 ‘코호트 리포트’다. 내 브랜드를 구매한 사용자가 이후에도 얼마만큼 잔존해 있는지 등을 분석하는 것인데, 이를 통해 정교한 캠페인을 아마존에서 진행할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아마존은 이 데이터를 브랜드에 제공함으로써, 장기적으로 광고 단가른 높이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용자 입장에선, 이 데이터를 써서 더 적은 광고로 효율을 볼 수 있으니 단가가 다소 높아져도 지불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 즉, 트래픽의 총량이 한정된 상황에서 아마존이 수익을 늘리는 방식으로 셀러(브랜드)에 당근을 주고 이득을 얻어가는 것이다.
윤 대표는 “아마존이 단순하게 물건을 판매하는 채널이 아니라 마케팅 채널로서 적극적으로 이용자의 유지와 재구매를 유도하는 채널로서 성장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남혜현 기자> smilla@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