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나침반] 롯데그룹, ‘작은 전략실’ HQ 수술대 올리나

2024-10-17

급변하는 외부 환경에 맞춘 사업전략이 기업의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실적·재무구조 개선뿐만 아니라 미래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전략, 그리고 이를 실행할 수 있는 인사가 핵심이다. 장기 불황 속에 생존경쟁은 필수 요소가 됐다. 산업 곳곳에서 지각변동을 예고한 가운데 FETV는 사업전략이 가르키는 방향을 살펴보고 이에 따른 ‘2025 인사’를 꿰뚫어본다. <편집자주>

[FETV=김선호 기자] 비상경영을 선포한 롯데그룹이 각 계열사 임원 공적서 제출을 한 달 앞서 받는 등 정기인사에 속도를 내고 있는 중이다. 특히 2022년 인사에서 신설한 각 사업군 헤드쿼터(HQ) 조직의 성과 평가가 주요 사안인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매년 11월 마지막 주 혹은 12월 초에 이뤄졌다. 하지만 올해는 임원 대상 공적서 제출을 이전에 비해 한 달 앞서 제출받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10월 말 혹은 11월 초에 2025년 정기인사를 발표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사 일정을 앞당기는 것은 업계에 긍정적인 신호도 해석되지는 않는다. 통상 쇄신이나 혁신 인사를 단행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되곤 한다. 롯데그룹이 또 다시 인사 혁신을 단행할 것이라는 시각에 무게가 실리는 배경이다.

눈에 띄는 건 올해 롯데그룹이 BU(비즈니스유닛)에서 HQ로 체제를 전환한지 3년이 됐다는 점이다. 롯데그룹은 2022년 인사에서 출자구조와 업의 공통점을 고려해 6개 사업군으로 계열사를 유형화하고 식품·유통·호텔·화학 사업군에 HQ 조직을 신설했다.

보다 앞서 롯데그룹이 전면적인 조직 개편과 의사 결정 구조를 손본 건 2017년 롯데지주를 설립하면서부터다. 이때에 롯데그룹은 각 사업군의 성격과 업태를 감안해 BU 체제를 도입했다. 그러나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 과정을 구축하기 위해 2022년 체제 전환을 단행했다.

이전 BU 체제에서는 계열사-BU-지주-회장으로 이어지는 보고 과정을 거쳐야 했다. 이는 급변하는 영업환경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힘들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롯데그룹은 각 사업군에 맞는 ‘작은 전략실’ 개념의 HQ 조직을 신설하고 총괄대표가 신동빈 롯데그룹에게 직보하도록 했다.

당시 사업군은 크게 식품·유통·호텔·화학으로 구성하고 이영구 부회장, 김상현 부회장, 안세진 현 롯데미래전략연구소 대표, 김교현 전 부회장을 HQ 총괄대표로 선임했다. 그중 현재 기존 직책을 유지하고 있는 임원은 유통과 식품군HQ를 이끄는 김 부회장과 이 부회장이다.

그동안 대표적인 성과로 식품군HQ는 롯데제과와 롯데푸드를 합병한 롯데웰푸드를 출범시켰고 유통군HQ는 주요하게 백화점·마트(슈퍼)·이커머스사업부 등의 헤드쿼터로서 시너지를 창출하는데 집중했다. 특히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와 협업하는 ‘e그로서리’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다만 호텔군HQ의 경우 해체되는 수순을 밟았다. 호텔군HQ를 중심으로 호텔롯데·롯데쇼핑·롯데물산의 자산 재배치를 위한 회의체가 꾸려졌지만 중도에 무산됐다. 이후 이완신 전 대표가 총괄을 맡았지만 지난해 그가 사임하고 조직도 ESG·재무 기능만 남기고 해체됐다.

또한 식품군HQ는 롯데웰푸드 출범 후 조직이 점차 축소되는 경향을 보였다. 2022년 이 부회장 산하 경영기획·전략경영·비전전략·인사노무 4개 부문이 존재했다. 그러다 합병완료 후 현재 이 부회장과 임원 한 명만 위치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식품군HQ 소속 임원이 롯데웰푸드 내부로 이동하면서다.

이 가운데 롯데그룹은 올해 8월 비상경영을 선포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올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 회의)에서 ▲기존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에서의 안정적 수익 창출 ▲미래 성장을 위한 고부가 사업 확대 ▲재무 건전성 관리 강화 등 4가지를 강조한 이후 이뤄진 조치다.

이를 기준으로 각 계열사 임원의 공적서를 평가하고 향후 성장 전략 등을 고찰한 후 인사 조치를 단행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롯데지주에서 비상경영 선포와 함께 계열사마다 희망퇴직 등 고강도의 체질 개선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2025년 정기인사에서 쇄신 인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높다.

이에 대해 업계 한 관계자는 “각 사업군HQ마다 롯데그룹으로부터 미션을 받았고 올해가 3년 차를 맞으면서 이에 따른 전략 실행 결과가 도마 위에 올랐다”며 “내부적으로도 HQ 조직의 존속 여부와 향후 비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만 롯데그룹 관계자는 “인사에 관한 사항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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