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프볼=이재범 기자] “물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값진 시간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이대균은 지난해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에서 5순위에 지명되어 울산 현대모비스 유니폼을 입었다.
많은 신인 선수들이 데뷔 경기를 가졌다. 이대균은 빅맨들이 풍부한 현대모비스에서 우연찮게 데뷔 기회를 맞이했다.
현대모비스는 김준일을 대구 한국가스공사로 내보내고, 이대헌을 영입하는 트레이드를 성사시켰다.
트레이드를 확정할 당시 가스공사와 현대모비스가 치른 경기수가 달라 이대헌은 지난 5일 서울 삼성과 경기에 출전할 수 없었다.
이대균은 처음으로 출전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고, 승부가 결정된 이후 1분 26초 출전했다. 리바운드를 하나 잡았지만, 골밑슛을 시도하다가 코피 코번에게 블록을 당해 득점까지 올리진 못했다.
이대균은 이후 출전선수 명단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선수단과 동행하고 있다.
지난 7일 가스공사와 경기를 앞두고 만난 이대균은 데뷔 경기를 언급하자 “처음이어서 긴장을 되게 많이 했다. 제가 지금까지 농구를 하면서 뛰고 싶었던 무대이자 마지막 목표였다. 코트에 직접 들어가니까 지금까지 뛰어본 기분과 차원이 달랐다. 체육관에 관중이 많은데 제가 거기 있다는 게 꿈 같았다”며 “물론 짧은 시간이었지만, 저에게는 값진 시간이었고, 좋은 경험이었다. 물론 블록을 당하기도 했지만(웃음),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득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돌아봤다.
이대균은 코번에게 블록을 하라고 올려놓은 느낌도 들었다고 하자 “처음이라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저는 당연히 블록을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 긴장해서인지 제 앞이 아무것도 안 보이고, 골대가 딱 비어 있었다. 슛을 던졌어야 하는데 욕심을 냈다”며 “데뷔 득점해야겠다고 레이업을 하다가 코번이 뒤에서 ‘벙’ 블록을 했다. ‘와, 프로는 진짜 높은 무대구나. 방심하면 안 되는구나’ 느꼈다. 형들은 훼이크를 하라고 조언을 해줬다. 처음이니까 경험이라고 생각하고, 되게 좋았던 시간이었다”고 했다.
대학 시절에는 그런 블록을 당한 적이 없을 듯 하다.
이대균 역시 “저는 대학 때 플로터식으로 던져서 김명진(동국대 2년 후배) 말고는 당한 적이 없는데 제대로 정신을 차렸다”고 했다.

이대균은 D리그에서 6경기 평균 31분 17초 출전해 12.3점 6.7리바운드 2.0어시스트를 기록 중이다. 평균 출전시간은 팀 내 가장 길다.
이대균은 “D리그에서는 제가 잘 하던 걸 하려고 했고, 수비가 약하다고 생각해서 수비를 더 집중했다. 특히, 픽앤롤 수비를 코치님께서 집중적으로 많이 알려주셔서 그걸 따르려고 열심히 했다”며 “D리그라도 언제 어디서 누가 볼지 모르니까 마음가짐 등 열심히 하려고 한다. D리그에서 잘 되어야 정규리그에서도 조금이라도 잘 될 수 있어서 책임감을 가지고 뛰려고 한다”고 했다.
D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34.8%(8/23)를 기록 중인 것도 인상적이다. 이대균은 지난해 대학농구리그에서 3점슛 성공률 32.6%(14/43)를 기록했다. D리그라고 해도 3점슛 시도가 평균 3.1개에서 평균 3.8개로 조금 더 늘었는데 성공률이 올랐기 때문이다.
이대균은 “(박구영) 코치님께서 ‘던질 수 있는데 왜 안 던지냐’며 안 던지면 오히려 혼난다”며 “’자신있게 쏴라. 여기서 네가 던진다고 뭐라고 하는 사람이 없다’며 자신감을 심어주셔서 대학 때보다 3점슛을 훨씬 많이 던진다”고 했다.
이대균은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뒤 인사를 위해서 울산에 온 것과 선수단과 동행으로 온 건 다른 기분일 거 같다고 하자 “같은 (선수단) 버스로 내려왔다. 되게 다르다. 선수대기실도 같이 들어갔다. 나도 출전선수 명단에 포함되어서 저 선수대기실에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여기서 꼭 뛰어보고 싶다’는 동기부여가 되었다”며 “홈 코트에서 처음으로 같이 훈련을 했다. 처음으로 발을 디뎌보니까 느낌이 달랐다. 형들에게도 기분이 좋다고 이야기를 했다. 체육관이 너무 멋있다고 생각한다. 꼭 여기서 경기를 뛰어보고 싶다”고 했다.

멀지 않은 시간에 이대균이 홈 코트에서도 활약할 날이 올 것이다.
이대균은 “욕심을 내기보다 주문하시거나 제가 잘 하는 걸 하려고 한다”며 “제 위치에서 득점을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고 궂은일이나 속공을 뛴다면 팀에 도움이 될 거라서 그런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다짐했다.
#사진_ 점프볼 DB(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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